'총수 공백' 면한 삼성…사법리스크 있지만 경영 정상화 집중

임민철

imc@kpinews.kr | 2020-06-09 11:57:10

준법감시위 권고 세부 이행방안 마련과 동시에 신사업 투자·M&A 재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따른 '총수 공백' 위기를 모면한 삼성은 재판 등 사법리스크를 안은 채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과 수사심의위원회 절차를 거쳐 이 부회장을 기소할 가능성이 열려 있어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이를 의식하면서도 경영 관련 준법감시와 사업 및 중장기 전략 검토를 동시에 지속하고 있다.

9일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내부에서는 우선 구속영장 기각으로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검찰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 부회장 신변의 불확실성을 안은 채로 주요 계열사들이 경영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뒤 법원청사를 나오고 있다. [정병혁 기자]

삼성은 우선 최근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대한  후속 조치로 노동 및 경영 관련 준법감시와 시민사회 소통 관련 이행방안 보완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

삼성에서 추진 중인 준법경영 강조와 노사관계 개선방안, 시민사회 소통 다짐은 준법감시위 권고와 지난달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의 후속조치다. 준법감시위 활동을 보장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구속을 피함에 따라 관련 현안 대응 조치가 이어질 수 있게 됐다.

삼성은 지난 4일 준법감시위에 외부 전문가 노사관계 자문그룹 구성, 임직원 노동관련 준법교육 의무화, 컴플라이언스팀 준법감시활동 강화, 시민사회 소통창구 수행 전담자 지정 등을 권고 이행방안으로 제시했다.

그 후속 조치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7개 계열사 이사회 산하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노사관계 자문그룹을 두고 이를 통해 노사정책 자문과 개선방안 제안을 받기로 했다.

삼성은 이행방안 관련 세부 과제 선정, 절차 보완, 노조 보장 절차규정 정비·산업안전보건 확보 방안 검토, 시민사회와 협력할 사회적 가치 등을 검토하라는 준법감시위 회신 내용에도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부회장도 지난달 삼성 준법감시위 권고에 따라 경영권 승계, 노사문제, 시민사회 소통·준법감시 문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통해 편법·불법 없는 경영에 기반한 '새로운 삼성'의 출범을 예고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자신의 자녀에 경영권 승계를 포기하고 전문인재를 통한 최고 수준의 경영을 통해 사업을 이끌고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무노조 경영 철폐와 노동3권 보장을 다짐했다. 시민사회 등 외부의 비판을 경청하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독립적·지속적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이 총수 공백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은 하반기 이후 중장기 투자와 대형 인수합병(M&A) 등 미래 신사업 추진에 나서 불확실성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중장기 대규모 투자와 미래 신사업 추진 움직임은 이 부회장이 지난 2017년 2월 구속된 후 그가 2018년 2월 석방된 이후 시점까지 멈췄다가, 2018년 10월 '미래성장사업'에 3년 간 180조 원 규모 투자와 작년 4월 '반도체 비전 2030'으로 10년 간 133조 원 투자를 한다는 계획으로 다시 시작됐다.

이 부회장이 이번에 구속을 면함에 따라 하반기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 현장 경영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올해 상반기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삼성SDI 사업장, 화성 반도체연구소 및 첨단 생산라인 등을 방문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컴퓨팅, 미래보안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 등 사업·혁신전략 점검 등 현장 경영을 이어 왔다.

전략적 M&A 등 가능성도 되살아났다. 올초 재계는 올해 초 삼성전자 보유 현금이 100조 규모에 달하고 이 부회장이 최근 활발한 경영 행보를 보이면서 불확실성과 위기를 강조한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한 삼성이 전략적 M&A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전략적 M&A는 2014년 2억 달러 규모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인수, 2015년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 '루프페이' 인수, 2016년 미국 주방가전 기업 '데이코' 인수 및 80억 달러 규모의 전장 전문업체 '하만' 인수 등으로 이어지다, 이 부회장 구속 이후 끊겼다.

KPI뉴스 / 임민철 기자 imc@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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