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합병 의혹'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6-04 14:06:51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적용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 하루 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부회장이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지 꼬박 하루 만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4일 삼성 합병 의혹 및 회계 부정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등 2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 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에 유리하도록 고의로 주가를 하락시켜 삼성그룹 지배력을 강화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합병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 대 0.35'로, 제일모직 1주가 삼성물산 주식의 3배에 달했다.

제일모직 주식은 23.2%를 보유했지만 삼성물산의 주식은 하나도 없었던 이 부회장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도 이 부회장 승계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2015년 합병 이후 1조8000억 원의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해 4조5000억 원의 장부상 이익을 얻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콜옵션을 반영하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데다 제일모직에 불리한 합병 비율이 산정될까 우려해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했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합병 관련 사실을 보고받거나 지시한 일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전날(3일)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바 있다.

수사심의위란 사회 이목이 집중되고 공정성 시비를 낳을 수 있는 사건에 대해 법조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수사 과정과 결과를 심의·평가하는 제도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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