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네오파시스트 갱스터에 점령 당해"

김형환

khh@kpinews.kr | 2020-06-04 13:41:28

마틴 루터 킹 계보 잇는 코넬 웨스트 하버드대 교수
"미국의 사회 시스템, 스스로 개혁할 능력 상실"
"흑인 사회가 느낀 무력감·비관이 현 사태 만들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계보를 잇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코넬 웨스트 하버드대 교수는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는 '플로이드 시위'가 최근 200년 동안 미국의 실패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코넬 웨스트 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본주의 경제가 시민들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주지 못했다"며 "범죄자에 대한 공정한 법 집행, 법치 시스템이 무너져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전혀 보장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문화 자체가 자본주의 시장에 끌려다니고 있다"며 "미국 사회가 인간의 정신, 의미와 목적에 대한 '영양분' 제공을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 정치의 문제점이 사회적 혼란을 잠재우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웨스트 교수는 "백악관은 네오파시스트 갱스터들에게 점령당했다"며 "민주당은 신자유주의자가 운전대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흑인 대표 정치인들도 변했다"며 "지금 흑인 사회는 철저한 무력감, 비관, 고립된 감정을 느꼈다. 그게 시위로 이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 백악관에 대항하는 안티 파시스트 연합 구축 △ 민주당 내 신자유주의자 비판 △ 흑인 진영에서 마틴 루터킹 목사가 세운 도덕적·윤리적 기준 충족 △ 조지 플로이드 유가족에 대한 위로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코넬 웨스트 교수 [cornelwest.com 캡처]

이하 코넬 웨스트 교수의 CNN 인터뷰 전문.

지금 여러분들은 미국이 하나의 사회로서 실패한 모습을 보고 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흑인 역사 최근 200년이 미국의 실패 증거라는 뜻이다. 시민들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추고 생활하는 환경을 자본주의 경제가 전혀 조성하지 못한 것이다. 범죄자에 대한 공정한 법 집행, 법치 시스템이 무너져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전혀 보장하지 못한 것이다.

당연히 미국 문화 자체도 자본주의 시장에 끌려다니고 있다. 세상 모든 게 매매되고, 그냥 모든 게 다 돈이고... 미국 사회가 인간의 정신, 의미와 목적에 대한 '영양분' 제공을 못하는 것이다. 모든 미국 내의 실패들이 각계각층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폭풍이 되어 휘몰아치는 것이다.

이는 마틴 루터킹 목사가 경고한 바 있다. 내가 애틀랜타 시위 진압 사진을 봤을 때 마틴 루터킹 목사가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내가 군국주의를 조심하라고 말했지" "내가 빈곤 얘기 했었지" "내가 물질만능주의 얘기 했잖아" "내가 인종차별 얘기 했잖아" "내가 이민자 혐오 이야기 했잖아" 미국의 지금 모습을 보면 벌어질 일이 벌어진 것이고, 뿌린 대로 거둔 것이다.

지금 이 사건만 봐도 조지 플로이드는 가장 폭력적인 가혹행위로 사망한 것이 가장 명확하다. 그건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지금 길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시위하고 있다. 이런 가혹한 사망 사건에 사람들이 무관심하다는 건 더 심각한 이야기다. 실제로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는 소수만 소리치고 끝났다. 지금은 각계각층 인종, 성별, 성정체성과 관계 없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청년들이 나와 "이제는 참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진짜 여기서 슬픈 게 있다. 이제 사회 시스템이 스스로 개혁할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흑인 사회에서 사회 고위층이 배출되도록 인재 양성에 힘썼다. 그러나 흑인 정치인, 흑인 교수들, 흑인 중산층들은 모두 자본주의 경제구조에 순응했다. 군 중심의 국가철학(군국주의)에 매몰됐다. 시장가치에 끌려다니는 문화에 길들여졌다. 그래서 결국 백악관은 네오파시스트 갱스터들에게 점령당했다. 민주당은 버니 샌더스가 몰락하며 신자유주의가 운전대를 잡았다.

민주당이 할 줄아는 것이라고는 흑인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 밖에 없다. 심지어 내세워진 대표 흑인 정치인도 변했다.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 운동 자체가 흑인 대통령, 흑인 법무장관 등에 의해 발생한 것인데 그 인물들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지금 흑인 사회의 최하위 계층은 철저한 무력감, 비관, 의지할 곳 없는 고립된 감정을 느꼈다. 그게 시위로 이어진 것이다. 지금 이 시위는 비폭력혁명으로 갈 것이냐 말 것이냐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내가 말하는 혁명은 민주적 논리로 권력과 부를 재분배하고 시민으로서 존중받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슬프게도 지금 백악관을 네오파시스트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네오파시스트 지지자들이 총기를 소유하고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 그 사람들이 미국 수도 곳곳에서 당당히 총을 들고 다니는데 아무도 구속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사람들을 '백인 워리어'라고 부르면서 칭송하고 있다. 그리고 흑인 시위대를 폭동으로 몰고 있다.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투팍(2pac)이 말했다. "내 안의 깡패가 있고 내 안에 갱스터가 있다" 근데 나는 기독교인이라 이런 마음과 매일 싸워야 한다. 정확한 명칭으로 집단을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에 기생하는 네오파시스트 깡패들이 길에 나선 내 형제 자매들을 깡패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도덕적 윤리적 기본을 지키고, 인류 전체를 관통하는 휴머니즘의 기조를 지킬 것인가.

그러나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구조는 국민들의 필요조건 충족에는 완전히 실패했고, 국가도 국민을 보호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 범죄자에 대한 공정한 심판도 실패했다.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사무엘 베케트의 '다시 하고, 다시 실패하고, 다음에 더 잘 실패해라'(Try again, fail again, fail better)라는 격언뿐이다. 이 백인 패권주의는 아마 앞으로 오래오래 지속될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계속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실패를 겪으며 계속 싸워야 한다. 지금 공화당 집권 백악관에 대항하는 안티 파시스트 연합을 만들어야 하고, 민주당 내 신자유주의자들이 보이는 비겁한 모습을 비판해야 한다. 그리고 흑인 진영에서 마틴 루터킹, 팬 루 해머, 엘라 베이커와 같은 위인들이 세운 높은 도덕적 윤리적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행위는 조지 플로이드의 유가족을 위로하며 이뤄져야 한다.


KPI뉴스 / 김형환 기자 kh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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