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위기에 대응한 적극적 재정정책 필요"

강혜영

khy@kpinews.kr | 2020-05-28 13:44:18

"-0.2% 성장, 코로나 2분기 정점 전제…악화시 역성장 폭 커질 것"
"이번 금리인하로 기준금리 실효하한 수준에 근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0.2%)와 관련해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할 경우 "마이너스(-) 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28일 한은 본관에서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경제전망을 –0.2%로 전망했는데 이는 글로벌 신규 및 잔존 확진자 수가 2분기 중에 정점에 이른 후에 그러고 나서 차차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국내에서는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대규모의 재확산은 없을 것이라는 전제에 기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가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성장률 전망이) 달라진다"이라면서 "기본 시나리오는 –0.2%였고, 비관 시나리오 하에서는 마이너스 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영향의 장기화로 경제 성장률이 제로(0) 근처로 떨어지고 물가 상승률도 크게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이 시점에서 금리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리 여력에 관해서는 "실효하한이라는 건 주요국의 금리, 국내외 경제·금융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가변적일 수밖에 없지만, 이번 인하로 실효하한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이란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통해 유동성 함정, 자본 유출 등의 부작용 없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하한선을 의미한다.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통화정책 완화기조의 추가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을 통해서도 적극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앞으로의 국내경제 여건,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필요한 수단과 조치를 취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저금리가 자산 인플레를 심화시키고 빈부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는 "평상시와 같다면 그런 우려가 있을 수 있겠다"면서 "지금처럼 경기가 아주 부진한 상황에서는 재정정책이든 통화정책이든 적극적으로 해서 이런 취약계층의 소득감소를 막아주고 고용을 유지해주고 성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치의 배경은. 시나리오별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경제전망을 –0.2%로 전망했는데 이는 앞서 모두발언에서 말씀드렸듯이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대한 가정을 세우고 거기에 기초했다. 기본 시나리오라는 것은 글로벌 신규 및 잔존 확진자 수가 2분기 중에 정점에 이른 후에 그러고 나서 차차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국내에서는 물론 국지적 확산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대규모의 재확산은 없을 것이라고 하는 전제에 기초했다. 그런데 지난 4월 금통위 이후에 한 달 여를 지나고 보니까 글로벌 코로나의 전개 양상이 그때 봤던 것보다는 아무래도 진정 시점이 지연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는 코로나19 확산이 다소나마 조금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에는 남미를 비롯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했다.

워낙에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가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기본 시나리오보다 조금 낙관적으로 본 경우, 그것보다 상황이 좀 악화되는 경우, 이렇게 나눠서 같이 숫자를 짚어봤다. 기본 시나리오는 –0.2%였고, 낙관 시나리오 하에서는 국내 경제성장률이 소폭의 플러스를 보일 수 있겠다고 보고, 비관 시나리오 하에서는 마이너스 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다시 격화하고 있는 미중 갈등이 올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세계경제뿐만 아니라 한국경제가 이미 지난해에 경험했듯이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여서 투자와 교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특히 우리 수출회복에 상당한 제약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양 국간 무역 이슈를 중심으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긴 하지만 향후 이런 갈등이 정말 구체화 될지, 또 구체화 된다면 어떤 조치가 어떤 강도로 나타날지에 대해서 지금은 그것을 예상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우리의 이번 전망 시에도 이것을 구체적으로 수치에 반영하지 못하고, 하방리스크로 보고 있다."

—추경 규모를 바탕으로 한은의 국고채 매입 규모는

"현재 1, 2차 추경 등에 따른 국고채 발행규모가 확대되고 기간산업 안정기금 채권도 발행될 계획으로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채권시장에서 수급불균형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3차 추경에 따라서 국고채 발행규모가 추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대규모의 국고채가 발행을 하게 되면 수급불균형에 따라서 시장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약 이렇게 돼서 장기금리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가 된다면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필요시에는 국고채 매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국고채 매입 규모 이런 것은 금융시장의 상황 그다음에 국고채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서 결정을 해야 되기 때문에 제가 현시점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매입 수준을 얘기한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드리기는 현재로서는 조금 이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유동성 공급 및 저금리가 자산 인플레를 심화시키고 빈부격차를 확대시킬 우려는 없는지

"지금 상황이 평상시와 같다면 그런 우려가 있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현재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조치, 또 낮은 수준의 금리가 빈부격차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은 조금 앞서 나가지 않았나, 평상시라면 이런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 상황에 비추어봐서는 그렇다는 뜻이다. 지금처럼 경기가 아주 부진할 때 경기 부진의 충격은 주로 취약계층한테 집중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재정정책이든 통화정책이든 적극적으로 해서 이런 취약계층의 소득감소를 막아주고 고용을 유지해주고 성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정책이다. 현재로서는 그것을 빈부격차 확대로까지 생각할 단계는 아니지 않느냐 이렇게 본다."

—실효하한을 고려한 금리정책 여력은

"실효하한이라고 하는 것은 주요국의 금리,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볼 때 상당히 가변적일 수밖에 없는데, 물론 이번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수준에 상당히 가까워졌다 볼 수 있다. 실효하한은 여러 기준으로 추정해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자본유출 측면에서만 본다면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국가보다는 우리나라의 경우 실효하한이 그것보다는 좀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말씀하신대로 미 연준이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으로까지 내린다든가 하면 실효하한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고 또 그만큼 우리의 정책 여력도 늘어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재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아직까지는 강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이를 가정해서,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를 가정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까 생각하기는 적절치 않다 생각하고 있다. 실효하한이라고 하는 것은 자본유출 측면으로 볼 수도, 그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 대한 금리조정의 유효성, 그다음에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부작용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봐서 실효하한을 평가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 활용 가능성

"통화정책 완화기조의 추가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을 통해서도 적극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수단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는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곤란하고, 모든 수단을 염두에 두고, 그때 테이블에 올려놓는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테이블에 올려놓고 앞으로의 국내경제 여건,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필요한 수단과 조치를 취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과정에서 재정지출이 늘면서 재정건전성 훼손 우려는 없나

"지금과 같이 감염병 확산에 따른 전례 없는 위기로 인해서 실물경제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취약계층과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보호하고 국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는 것은 충분히 그래야 된다고 보고 있다. 만약에 이런 위기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에 따라서 성장기반 훼손이라든가 잠재성장률 하락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피해가 클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방지할 필요가 상당히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OECD를 비교해 보더라도 여타 OECD 국가에 비해서 재정정책 여력이 큰 것이라고 하는 것은 IMF라든가 주요 기관이 다 일반적으로 내리고 있는 평가다. 적극적으로 재정을 펼 경우에는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

현재 이런 위기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는 국가채무비율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렇지만 긴 시계에서 또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같이 병행한다면, 이러한 정책의 타당성은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가 생각하고 있다. 다시 말씀드리면 지금 현 상황에서 위기에 대응한, 또 우리 경제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극적으로 재정을 펴는 것은 필요하다, 그다음에 단기적으로 채무비율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긴 시계에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말씀드린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 즉, 디커플링 현상의 이유

"코로나19 전개 상황이 아직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기도 어렵고 일부 지역에서는 확산세가 계속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세계 모든 나라의,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주가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고점 수준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그래서 디커플링에 대한 우려도 하시는데, 그러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한다고 하면, 먼저 거의 모든 나라들이 전례없이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했다는 점,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측면이다. 적극적인 정책대응, 그다음에 주요국에서는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점, 그리고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이 높아진 점, 이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지금 디커플링을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조금 우려되는 면도 물론 있다. 세계경제의 회복 시기와 속도 관련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높다. 만약에 경기회복이 생각보다 지연될 경우에는, 또 그에 따라서 시장기대가 조정이 되고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도, 금융시장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우려할만한 사항이라 하겠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우려되는 것은 없는가

"코로나19의 영향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에는 각 경제주체의 부채규모가 확대되고 또 장기화될 경우에 취약계층의 채무상황 능력이 저하되는 점, 이것이 금융안정 리스크 측면에서 우려하는 사항이라 하겠다. 그렇지만 국내상황을 비추어 볼 때 이것이 혹시 국내 금융시스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본다면, 물론 코로나19 지속기간과 경제회복 속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만 현재 국내 금융기관의 복원력이 상당히 양호한 수준에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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