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계열 호텔·골프장에 430억 일감 몰아준 미래에셋 제재

김이현

kyh@kpinews.kr | 2020-05-27 14:10:59

그룹차원에서 행사⋅명절 선물 거래 등 내부거래 강제
총수일가 지시 증거 포착 못해…검찰 고발 않기로

미래에셋이 특정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사익을 편취한 행위와 관련해 약 4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총수에 대한 검찰 고발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일감 몰아주기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 이익을 귀속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43억9000만 원을 부과한다고 27일 밝혔다.

▲ 공정위 제공

공정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보험 등 계열사 11개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블루마운틴CC)과 포시즌스호텔에 대규모 내부거래를 실시하면서 박현주 회장 등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안겼다.

미래에셋컨설팅은 특수관계인 지분이 91.86%(박현주 48.63%, 배우자 및 자녀 34.81% 기타 친족 8.43%)인 비상장 비금융회사다. 계열사들은 고객 접대나 행사·연수 시 블루마운틴CC·포시즌스호텔을 이용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다른 골프장·호텔 사용에 제한을 받았다.

또 미래에셋캐피탈 소속 구매 태스크포스(T/F)는 블루마운틴CC 개장 직후인 2013년 추석부터 임직원·고객용 선물을 그룹 통합구매로 변경하며, 한우나 수산물 등 일부 고가제품을 블루마운틴CC가 공급하도록 했다. 2016년 추석부터는 포시즌스호텔도 공급처로 추가했다.

2015년부터 약 3년 동안 계열사들이 포시즌스호텔과 거래한 규모는 133억 원, 블루마운틴CC는 297억 원으로 내부거래 총액은 430억 원에 달한다. 해당기간 전체 매출액(1819억 원) 중 23.7%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다.

다만 공정위는 박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 고발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배구조상 박 회장의 사익편취가 의심되지만, 구체적인 개입 소지 등 증거는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동일인 검찰 고발의 경우 위반의 정도가 명백하고 중대해야 가능한데 이번 건은 그렇게 보기 힘들다"며 "일감을 몰아준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에셋 그룹이 투자한 골프장이나 호텔의 마케팅을 위해 거래처를 변경한 것이라는 점에서 법위반 중대성이 적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검찰 고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미래에셋의 신사업 계획인 발행어음 사업진출도 가능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박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논란을 이유로 발행어음 사업에 대한 인가를 내주지 않을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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