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아킬레스건 '화웨이 장비'…경영 리스크 될까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5-25 17:52:05

미국 '화웨이 보이콧'에 영국 동참…속도 붙는 '반(反)화웨이' 전선
LG유플, LTE때부터 '화웨이' 사용…'연동성' 고려하면 거래 못 끊어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에 영국이 전면 동참한 가운데,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이미 깔아둔 장비와의 연동성 문제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화웨이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국제사회에서 '반(反)화웨이' 전선 구축에 속도가 붙으면서 향후 '화웨이 제재' 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전경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유일하게 5G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했다. 화웨이 제품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통신업계 후발 주자인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회사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반(反)화웨이' 전선에 속도가 붙자 '화웨이 제재안'이 우리나라에서 나올 경우 LG유플러스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 제품이 가격 경쟁력이 좋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본은 화웨이 장비를 걷어내고 타사 제품으로 다시 깐 선례가 있다. 그런 일이 LG유플러스에서 일어나면 막대한 비용부담과 통신분야 경쟁의 핵심인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일단 화웨이 장비 사용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미 LTE 때도 화웨이 장비를 썼다"면서 "호환성 문제와 투자 효율 등을 고려해 5G 장비도 화웨이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 보이콧'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설치한 설비를 거둬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미 사용 중인 것을 사용하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방향을 틀긴 어렵다. 장비는 연동되는 것인데, 장비 종류를 바꾸면 최적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만약 영국처럼 산업 정책에 변화를 주면 따라야 할 텐데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전부터 '화웨이 보이콧'을 추진해온 데다가 국제사회가 코로나19에 대한 책임의 화살을 중국에 겨누기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우리 기업도 화웨이와의 협력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 책임론이 조성된 현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LG유플러스는 앞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은 새로운 협력 체제를 만들려 하고 있고 영국, 일본이 참여했다"면서 "중국과 친밀한 호주는 물론, 동남아나 인도 등이 미국이 만드는 새로운 글로벌 밸류체인에 동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에선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는 움직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영국은 고민 끝에 화웨이 장비 도입에 제동을 걸었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2023년까지 이동통신 구축사업에서 화웨이를 완전히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재작년 12월 화웨이의 LTE 장비를 다른 업체 장비로 전면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작년엔 5G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했다. 덴마크 최대 이통사인 TDC 역시 12년간 거래해 온 화웨이 대신 에릭손을 5G망 구축 협력업체로 지정했다.

LG유플러스의 '화웨이 리스크'는 지난해에도 한 차례 불거진 바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지난해 6월 5일 서울에서 열린 '클라우드 미래' 콘퍼런스에서 "신뢰할 만한 5G(5세대 이동통신) 공급자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국내 이통업계에 '화웨이 보이콧'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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