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카 경쟁? 답답한 車내비부터 어떻게 좀 해봐!"
김혜란
khr@kpinews.kr | 2020-05-25 16:45:51
기술 아직 부족…"10년 넘는 구매주기 고려해 미리 홍보할 뿐"
"내비게이션 지원이라도 잘 해주지 무슨 AI…"
완성차 업체와 통신사들이 손잡고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실시간 길찾기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음악 등과 같은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등 LTE와 5G 통신망으로 가능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은 냉랭하다. 완성차 업체가 직접 제공하거나 협력사와 연계해서 제공하고 있는 내비게이션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커넥티비티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이른바 '순정(출고 초기 매립된 부품 또는 기본 서비스) 내비게이션'은 성능이 부족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라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기도 하다.
커넥티드 카는 차와 차, 차와 인프라, 차와 이동단말기, 차와 보행자 사이의 무선통신이 이뤄지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올해 볼보코리아는 SK텔레콤, 쌍용자동차는 LG유플러스의 손을 잡았고 테슬라코리아는 2017년 한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 당시 황창규 회장과 통신망 구축 협약을 맺은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현대기아차는 '블루링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MBUX'라는 자체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답답한 '순정내비'?…"완성차, 사고 책임소지 면하려해"
전문가들은 완성차들이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 소지에 민감하기 때문에 정밀한 성능의 내비게이션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가령 내비게이션이 '이쪽으로 가라'라고 지시했다가 사고가 날 경우, 완성차 업체가 책임을 질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완성차가 제공하는 내비게이션은 기능이 별로 없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완성차 업체가 SK텔레콤의 T맵, KT의 원내비 등 통신사와 제휴한 내비게이션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모바일(스마트폰) 기반과 자동차 센터패시아(중앙 통제 장치)를 통한 서비스가 상이할 수도 있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커넥티트 카 기술 아직 부족…관련 장치만 미리 매립중
커넥티트 카나 인포테인먼트 등 자동차에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이 결합합 '텔레마틱스' 개념은 이미 2010년대에 도입됐다. 그러나 관련 기술은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통신사가 확보한 고객 수보다) 완성차 업체가 확보한 내비게이션 고객 수가 적기 때문에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자동차 교체 주기가 미국과 유럽은 11년, 한국도 9년이 넘었기 때문에 기술이 확보되기 전에 미리 관련 장치를 차에 미리 매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례로, 2017년 기준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 49%에 커넥티비티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설치됐는데 소비자들의 구매주기를 고려해 2020년, 2030년의 상황을 내다본 것이다.
구글·안드로이드 서비스 지원 막는 완성차…"고객 배려 부족"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적인 순정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있더라도 다른 업체들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애플이나 구글 같은 IT 기기 제조사의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통신사와의 협업으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은 카플레이를 통해서 스마트폰을 차량의 디스플레이에 연결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결하는 것을 '미러링'이라고 하는데,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제조사가 제공하지만 실제 이 화면을 활용하는 것은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다. 구글과 애플은 카카오맵, T맵 등 다양한 내비게이션 어플을 제공한다.
이마저도 자동차 제조사가 지원을 해줘야 사용할 수 있다. 구글 혹은 애플만 지원하는 완성차 업체도 있으며, 특정 차종에만 이러한 기능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에는 벤츠코리아가 출시한 GLE 모델에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지원 기능이 빠져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호근 교수는 "수입차는 '별(벤츠 로고)을 수천만 원 주고 산다'라는 개념이 강하기 때문에 벤츠와 같은 고급차 브랜드는 소비자의 편의를 위한 노력에 소홀한 편"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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