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의연, 피해자지원사업비에 '물타기'

김당

dangk@kpinews.kr | 2020-05-20 18:02:34

국세청 홈택스 '위안부' 피해자지원비 검증…2019년 44만원(0.3%)
국고보조금·특정목적 모금까지 피해자지원사업비에 '물타기 분식회계'
윤미향, 정대협 대표·정의연 이사장 2년 겸임…'내부자거래' 감시 불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목해 "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면서 더는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018년 8월 14일 '3·1운동 100주년 기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제막식을 마치고 동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용수 할머니는 "데모(수요집회) 해서 돈 걷어서 뭘 합니까? (피해자 할머니들한테) 하나도 쓴 거 없다"면서 윤미향 전 대표에 대해 "위안부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사욕을 차리려고 한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 해서 되겠습니까"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자 윤 당선인은 "정의기억연대의 활동과 회계 등은 정말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사받고 보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모금 목적에 맞게 사업도 집행하고 있다"면서 "이용수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졌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의기억연대가 제시한 피해자지원사업을 검증해보니

 

정의기억연대(일본군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하 정의연)측도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해 "정의연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생활안정만을 목적으로 하는 인도적 지원단체가 아니다"면서 2017년 11월 이용수 할머니에게도 1억 원을 전달했고, 회계감사를 받아 국세청 홈택스에도 회계처리 내역을 공시한다고 해명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정의연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1990년 11월 설립, 이하 정대협)의 업적과 활동을 계승하고, 일본군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2016년 6월 설립, 이하 정의재단)의 설립취지와 활동을 이어받아 2018년 7월 통합·출범한 국가인권위 산하 재단법인이다.

 

또한 피해자지원사업비와 관련해선 "정의연의 피해자지원은 후원금을 모아 할머니들께 전달하는 사업이 아닌 할머니들의 건강치료지원, 인권과 명예회복 활동지원, 정서적 안정지원을 한다"면서도 전체 사업수행비 중 피해자지원사업 수행비를 별도로 [표]로 정리해 다음과 같이 공개했다.

[표1] 정의기억연대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지원사업비

전체 사업수행비용 중 피해자지원사업 수행비용(비율)

2019년

456,921,140 (37%)

여가부 피해자지원센터 보조금 포함

2018년

23,207,755 (5%)

 

2017년

863,903,490 (75%)

여성인권상금 8억원 포함

(자료: 현 상황에 대한 정의기억연대 기자회견)

 

정의연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사업수행비 중 피해자지원사업비와 그 비율은 △2017년 8억6390만 원(75%) △2018년 2320만 원(5%) △2019년 4억5692만 원(37%)이다. 얼핏 보면 전체 사업비 중에서 피해자지원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커 보인다.

 

하지만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 공시에서 정의연과 정대협의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를 분석해보니, 이런 해명과 자료는 본질을 호도하는 '동문서답'임을 알 수 있다. 민법상 비영리법인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특정목적의 기금으로 '물타기'를 한 일종의 '분식회계'다.

 

정의연과 정대협의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를 보면, 정대협은 2016년 9월에 정의재단을 출범시켰는데 2019년까지 정대협과 정의재단(현 정의연)은 각자 후원금을 받고 있으며, 국세청 홈택스에도 별도로 자료를 공시하고 있다.

 

정의연, 국고보조금과 특정목적 모금까지 피해자지원에 '분식회계'

 

[표2]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법인명 정의연)

기간

법인명

대표자

전기잔액

수입

지출

지출내역

지출액(비율)

차기이월

2016년(9~12월)

정의기억재단

지은희

0

12억8806

7570

피해자지원

270(3.6%)

12억1235

일반관리비

1733(22.9%)

2017년

정의기억재단

지은희

12억1235

15억7554

11억5498

피해자지원

8억6990(75.3%)

16억3291

일반관리비

1억2733(11.0%)

2018년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16억3291

12억2696

5억6470

피해자지원

2321(4.1%) 

22억9517

일반운영비

2억4017(42.5%)

2019년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22억9517

8억2551

8억6226

피해자지원

2434(2.8%)

22억5842

일반운영비

2억5478(29.6%)

2017~2019년(평균)

정의재단/정의연

지은희/윤미향

17억1348

12억934

8억6065

피해자지원

3억582(35.5%)

 20억6217

일반운영비

2억743(24.1%)

(자료: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공시 분석)

우선, 정의연은 2019년 피해자지원사업비를 4억5692만 원으로 산정해 총지출의 37%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정의연이 2019년부터 여성가족부의 피해자지원센터 사업에 공모해 수탁받은 국고고보조금(3억6600만 원)까지 포함한 것이다.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공시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9년 정의연의 '피해자지원사업'(23건)은 2434만 원으로 총지출액 8억6226만 원의 2.8%에 불과하다.

 

물론 정의연도 제시한 표에 '여가부 피해자지원센터 보조금 포함'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연이 "피해자들의 생활안정만을 목적으로 하는 인도적 지원단체가 아니"라고 하면서 여가부 피해자지원센터 보조금을 피해자지원사업비에 포함시킨 것은 앞뒤가 안 맞는 해명이다.

 

게다가 정의연의 2017년 피해자지원사업비는 8억6390만 원으로 전체의 75%나 차지한다([표1] 참조). 하지만 여기에는 정의연이 주석을 단 것처럼 '여성인권상금 8억 원이 포함'돼 있다.

 

이는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10억 엔을 출연한 '화해·치유재단'의 위로금을 거부한 할머니들(8명)을 위해 정의연이 지정모금한 7억100만 원에 일반후원금을 보태 피해자들에게 1억 원씩 '여성인권상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에게 지급한 1억 원은 기존의 정의연 후원금에서 피해자 생활지원으로 전달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제기에 "정의연의 피해자지원은 후원금을 모아 할머니들께 전달하는 사업이 아니"라고 했다. 지출액(8억 원)의 대부분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특정목적의 모금으로 마련한 돈(7억100만 원)으로 지급했으면서도 정의연이 정작 피해자지원사업비를 총지출의 75%로 산정한 것은 '물타기'이자 '분식회계'인 것이다.

 

'분식'을 걷어내면 2017년 피해자지원비는 6990만 원으로 총지출액의 6%로 떨어진다(8억 원을 뺀 금액을 총지출로 해서 산정해도 피해자지원비는 19.7%다). 2017년(9~12월)의 경우에도 피해자지원비는 2703만 원으로 총지출(7570만 원)의 3.6%에 불과했다.

 

국고보조금이나 특정목적의 모금액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일반후원금만으로 지출내역을 계상한 2018년의 경우, 정의연은 피해자지원비가 2321만 원으로 총지출액의 5%라고 제시했다. 홈택스 공시자료를 검토해보니, 피해자지원사업(27건)은 2321만 원으로 총지출액(5억6470만 원)의 4.1%였다. 피해자지원사업 1건당 88만 원꼴이다.

 

이에 비해 2018년 일반운영비는 2억4017만 원으로 총지출의 42.5%를 차지했다. 이 해의 국제연대사업은 1억1040만 원으로 총지출의 19.6%였다.

 

정대협의 지출 명세서와 '생존자복지비' 보니2019년 44만 원(총지출의 0.3%)

 

정의연보다 더 오래 활동한 정대협의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2015~2019년)를 보면, 피해자지원비가 더 선명하게 파악된다. 정대협은 '피해자지원비' 대신 '생존자복지비'로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

 

[표3]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법인명 정대협)

기간

법인명

대표자

전기잔액

수입

지출

지출내역

지출액(비율)

차기이월

2015년

정대협

윤미향

2488

4억8180

4억3570

생존자복지

2170(4.98%)

7096

인건비

1억6982(38.98%)

2016년

정대협

윤미향

7096

5억6499

6억810

생존자복지

4240(6.97%)

2785

인건비

2억3422(38.5%)

2017년

정대협

윤미향

2785

8억2106

8억2019

생존자복지

9572(11.7%)

2872

인건비

1억6984(20.7%)

2018년

정대협

윤미향

2872

5억1840

4억6909

생존자복지

2729(5.8%)

7803

일반운영비

1억8663(39.8%)

2019년

정대협

윤미향

7803

2억9174

1억4757

생존자복지

44(0.3%)

2억2220

인건비

4042(27.4%)

2015~2019년(평균)

정대협

윤미향

4608

5억3560

4억9613

생존자복지

3751(7.6%)

8555

인건비

1억6018(32.3%)

(자료: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공시 분석)



정의연과 통합해 예산규모가 작아진 2019년 '생존자복지비'는 고작 44만 원으로 총지출액 1억4757만 원의 0.3%에 불과하다. 지출 건수는 3건으로 '이옥선 할머니 외'로 돼 있다.

 

정대협의 2019년 인건비는 4042만 원으로 총지출의 27.4%였다. 국제협력(연대) 지출은 2건(정의기억연대 외 1)에 3674만 원으로 총지출의 24.9%였다.

 

정대협의 2018년 생존자복지비는 2729만 원으로 총지출액 4억6909만 원의 5.8%였다. 이에 비해 인건비는 1억8663만 원으로 총지출의 39.8%를 차지했다.

 

2017년의 경우 정대협의 수입과 지출이 모두 8억 원대로 가장 규모가 컸다. 생존자복지비도 9572만 원으로 총지출의 11.7%였다. 인건비는 1억6984만 원으로 20.7%를 차지했다.

 

2015~2019년 지출내역을 합산해 평균을 내보면, 생존자복지는 3751만 원으로 총지출액 평균(4억9613만 원)의 7.6%였다. 인건비는 1억6018만 원으로 지출액 평균의 32.3%였다.

 

정대협이 국세청에 신고한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의 지출항목은 △국제협력 △생존자복지 △수요시위 △문화홍보 △국내연대 △교육 △정책기획 △쉼터 △힐링센터 △행정비 △인건비 등이다. 이 가운데 액수가 큰 지출항목은 인건비(일반관리비)이고 그다음이 국제협력과 수요시위 등이다.

 

정의연(정의재단)이 국세청에 신고한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의 지출항목은 △국제연대 △피해자지원 △수요시위 △문화홍보 △국내연대 △교육사업 △기림사업 △정책기획 △모금사업 △장학사업 △행정비 △일반운영비(인건비) 등으로 정대협과 대동소이하다.

 

다만 정대협과 비교하면 △쉼터 △힐링센터 지출이 없는 반면에 △나비기금 △박물관사업이 추가되었다. 정의연에 따르면, 박물관사업은 2012년에 건립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관장 포함 6명)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이고, '나비기금'은 김복동·길원옥 할머니의 유지에 따라 베트남전 한국군 성폭력 피해자를 포함한 전세계 전시성폭력 피해여성과 자녀들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정의연 이사장 겸임…'돌려막기 내부자거래' 해도 감시 불가

 

▲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0차 '일본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한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김당 대기자]


정의연의 12개 사업을 액수가 큰 순으로 분류하면 일반운영비, 국제연대사업, 수요시위, 나비기금, 박물관사업, 기림사업, 모금사업, 홍보사업 등으로 피해자지원은 9순위였다(2019년). 2018년에는 7순위였다. 정의연과 정대협에 따르면, 정의연의 상근자는 최대 9명, 정대협은 2~3명이다.

 

정의연의 차기이월금은 △2016년 12억1235만 원 △2017년 16억3291만 원 △2018년 22억9517만 원 △2019년 22억5842만 원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이용수 할머니를 포함해 18명에 불과한 생존 피해자들의 입장에선 이월금만 늘려가는 것이 불만일 수도 있다.

 

물론 정대협은 1993년 '위안부피해자법'을 입법 지원해 생활안정지원금을 받게 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이 법에 따라 현재도 피해자 1인당 월 140여만 원씩 지원(2019년 기준)하고 고령화에 따른 간병비와 건강치료비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대협과 정의연이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성금을 모금해 피해자한테 쓰지 않는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은 기억이 달라진 탓이 아니고 사실에 근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정의연에 따르면, 2019년 수요집회의 참석 연인원은 4만3000여 명으로 모금액은 450만 원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집행 예산은 1억927만 원으로 총지출의 12.7%였다. 수요집회 모금의 경우, 이용수 할머니에게 오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시민단체 출신 인사에 따르면, 정대협의 경우 엉터리로 회계처리를 해도 이를 감시할 견제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국세청 홈택스 공시자료를 보면, 윤미향 당선인은 정대협 상임대표와 정의연 이사장, 그리고 박물관장까지 겸임했다. 특히 2018~2019년 2년 동안 정대협 상임대표와 정의연 이사장을 겸임했다.

정의재단 시절에는 정대협 공동대표를 지낸 지은희 전 여성부장관이 이사장(2016~2017년)을 지냈고, 정의연으로 통합출범한 뒤로는 정대협 상임대표를 지낸 윤미향 당선인이 이사장(2018~2019년)을 지냈다. 정의연은 국가인권위 산하에 설립된 재단법인이고 정대협은 외교부 산하에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그런데 홈택스 공시에서 확인되듯, 정대협의 2019년 생존자복지비는 44만 원(0.3%)인데 국제연대 지출은 2건(정의기억연대 외 1)에 3674만 원(24.9%)이다. 윤 당선인 자신이 상임대표인 법인(정대협)에서 자신이 이사장인 법인(정의연)에 지출한 것이다. '돌려막기'나 '내부자거래'를 해도 회계처리를 감시할 수 없는 배경이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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