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보다 비싼 땅값?…공시가격 산정 곳곳 '구멍'
김이현
kyh@kpinews.kr | 2020-05-19 16:04:27
'토지+주택'이 토지보다 싼 '역전현상'도 발생
국토부 "점진적으로 개선해 신뢰성 높이겠다"
부동산 공시가격을 놓고 '깜깜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산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19일 국토교통부, 한국감정원 등을 대상으로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용실태' 감사를 실시하고, 총 5건의 시정사항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2월 부동산 가격공시제도에 공익감사청구가 접수되면서 진행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공시지가 조사가 수십 년간 엉터리로 고시돼 왔다"며 "투명한 절차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국 단독주택의 약 5.9%인 22만8475가구의 개별주택가격(토지+주택)은 해당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보다 오히려 낮았다. 개별공시지가가 개별주택 가격보다 2배 이상 높게 역전된 경우도 2419가구에 달했다.
이 같은 '역전현상'은 토지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표준부동산 가격에 개별부동산이 가진 특성(고저 및 형상 등)에 따른 일정한 가격배율(표준-개별부동산의 특성 차이를 반영한 값)을 곱해 개별부동산 가격을 산정한다. 고저 및 형상(토지), 건물구조(주택) 등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구성된다.
하지만 국토부가 시달하는 개별부동산 조사·산정 지침 등에는 개별공시지가 및 개별주택가격의 토지특성을 서로 비교·확인하는 절차가 없었다. 각 지자체도 토지특성의 일치 여부를 비교·확인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2019년 공시된 전국 390만여 가구의 개별주택가격과 해당 주택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를 대상으로 고저·형상·도로접면 등 세 가지 토지특성이 일치하는지 확인한 결과, 하나 이상 불일치하는 경우가 144만여 건(37%)으로 나타났다.
이중 토지특성 불일치로 동일 토지에 대한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토지 부분)의 가격배율 격차가 10% 이상 초과하는 경우도 144만여 건 중 30만여 건(20.9%)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표준 부동산 선정 시 용도지역은 반영하지 않은 점도 문제가 됐다. 건축물 용도·규모·건폐율 및 용적률 등이 제한되는 등 용도지역은 부동산 가격을 형성하는 중요 요소다.
용도지역 정보가 담긴 국토부의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KRAS)은 지자체의 산정 시스템과 연동하지 않은 탓에 용도지역이 잘못 적용된 채 공시가격이 산정되는 사례가 빈발했다.
두 시스템을 대조한 결과, 전국의 개별토지 3300만여 필지 중 12만1616필지(0.36%), 전국 개별주택 390만여 가구 중 6698가구(0.17%)의 정보가 일치하지 않았다.
또 국토부는 용도지역은 반영하지 않고, 행정구역 등을 고려해 적정 표준부동산의 규모(토지 50만 필지, 주택 22만 가구)를 결정했다.
감사원은 현재보다 표준부동산 규모를 증가시켜 표준부동산 추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전국 부동산 가격수준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역전현상을 한 번에 개선할 경우 주택공시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는 문제가 있어,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제고하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 "표본 수 확대를 위해서는 예산이 추가 소요되는 만큼, 예산편성 과정에서 재정당국과 협의할 계획"이라면서 "산정시스템을 통한 감독·검증과 함께 시·군·구 현장점검 등 지도·감독을 강화해 공시가격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여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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