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中 시안공장 방문…삼성, 화웨이 거래중단 대비하나
임민철
imc@kpinews.kr | 2020-05-18 15:28:12
美 정부 화웨이 제재안 발표 직후…제재에도 中 시장 포기할 수 없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안 발표 직후 중국을 해외 출장지로 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100일 만에 처음 재개된 해외 행보에 중국을 선택한 것은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될 경우 대응방안 및 현재 진행 중인 중국 공장 투자 계획을 긴급 점검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최근 미국의 화웨이 제재안 발표 직후인 지난 17일 출국해 18일 오전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했다. 그의 시안 방문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 동행했다.
미국 상무부는 15일 미국의 기술을 일부라도 활용하는 해외 기업이 화웨이에 특정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수출 규정 개정을 예고했다. 이 규정대로라면 삼성전자도 중국 최대 모바일 메모리 고객사인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돼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18일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 제재로) 삼성전자 매출 10% 정도인 화웨이 비중이 없어질 수 있지만, 오포·비보·샤오미가 삼성전자 반도체를 공급받아 그만큼 제품을 만들면 실제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전반적인 중국 매출 유지를 위해 거래선 다양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에서 화웨이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화웨이는 지난 2018년 2분기부터 2019년 4분기까지 삼성전자의 분기별 사업보고서에 '주요 매출처' 중 한 곳이었는데, 지난 15일 공시된 2020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선 제외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 공장에 직접 방문하는 등 중국 정부도 삼성전자의 중국 사업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이번 거래 제재로 화웨이와 거래가 아예 끊기더라도 중국시장을 유지하는 선에서 대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UPI뉴스›와 통화에서 "미국은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로 '마이크론'이란 대안이 있으나 중국은 한국 업체 것을 쓸 것이고 한국 입장에서도 중국의 시장 규모가 워낙 커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기업이 어느 한 쪽에 붙겠다 할 수 없으니 계속 '줄타기'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도 이날 시안 사업장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같은 대외 변수에 빠르게 대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며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없다"며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 시안의 메모리반도체 공장에 70억 달러 투자를 진행했고 내년 말까지 추가로 80억 달러 투자를 계획한 상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게 되더라도 중국 전체 반도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KPI뉴스 / 임민철 기자 imc@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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