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돋보기] '부부의 세계' 불륜남편 응징하고 불효자식 기다리는 의미

김현민

khm@kpinews.kr | 2020-05-18 14:33:49

'부부의 세계' 시청률 28.4% 유종의 미
두 남자로 고통받는 인생이 주는 교훈

'부부의 세계'가 종영했다. 마지막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엔딩이 전하려 했던 메시지는 뭘까.

지난 16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최종회는 전국 시청률 28.4%(닐슨코리아 기준)로 역대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리메이크작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으로 원작 드라마인 영국 BBC '닥터 포스터'가 편성된 것만 봐도 그 인기는 이례적이다.

엔딩도 여타 드라마와 달랐다. '그렇게 모두가 사이좋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식의 얼렁뚱땅이 아니었다.

▲ JTBC '부부의 세계'는 역대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JTBC '부부의 세계' 캡처]

막바지에 이태오(박해준 분)는 몰락하고 여다경(한소희 분)을 비롯한 여병규(이경영 분) 일가는 고산을 떠난다. 지선우(김희애 분)는 고산에서 평온을 찾는 듯하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삶을 이어간다.

지선우가 여전히 불안한 것은 이태오를 응징했지만 관계는 끊어내지 못한 것, 가출한 아들 이준영(전진서 분)이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 때문이다.

이 드라마가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 해준 캐릭터는 이태오와 이준영이다. 두 남자는 의도야 어떻든 끊임없이 지선우를 괴롭힌다.

이태오는 불륜이 들통나고도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당당하게 외치는 파렴치한이다.

불륜으로 이룬 가정에서도 버림받은 그는 다시 지선우에게 접근해 "처음부터 나한텐 너뿐이었어. 나 다시 받아줘"라고 말하며 또 한 번 시청자의 분노를 유발했다.

▲ 박해준(이태오 역)은 '부부의 세계'에서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남겼다. [JTBC '부부의 세계' 캡처]

이준영은 불효자다. 그가 사춘기 중학생인 점, 아버지의 외도를 직접 목격한 점, 부모의 처절한 이혼 과정을 함께 겪은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불효자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선우를 원망하고 비뚤어질 대로 비뚤어진다. 툭하면 부모에게 버럭하고 학원 수업 빼먹는 것까지는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상습 절도, 폭행, 장기 가출 등 할 수 있는 일탈은 다 해버리는 이 캐릭터에게 관용을 베풀 수 없다.

지선우는 이태오에게 했듯이 이준영을 내칠 수가 없다. 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준영은 이태오보다 더 강력한 분노 유발 캐릭터다.

▲ 방황하는 전진서(이준영 역)는 갖가지 일탈을 하다 마지막에 가출까지 한다. [JTBC '부부의 세계' 캡처]

두 남자에게 고통받는 지선우는 그럼에도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다. 최종회에서 우연히 마주친 주변 인물들은 이 드라마의 작가로 빙의한 듯 교훈을 건넨다.

백화점 주차장에서 우연히 만난 최 회장 아내(서이숙 분)는 지선우에게 "그래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그냥 내버려두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 어떤 관계든 너무 열정을 쏟으면 꼭 상처가 생기더라고. 다신 그럴 일이 없길 바라겠다. 이미 충분히 겪었을 테니까"라고 직언한다.

▲ 서이숙(최 회장 아내 역)은 오랜만에 만난 김희애(지선우 역)에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라고 조언한다. [JTBC '부부의 세계' 캡처]

지선우와 오랜만에 마주친 하동식(김종태 분)도 마지막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건넨다. 그는 영화 '조커'의 주인공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을 떠오르게 하는 행색으로 지선우 진료실에서 난동을 부렸던 신경과민 강박증 환자다.

지선우는 말끔한 차림으로 등장한 하동식을 보고 "많이 좋아지셨다"고 말하고 하동식은 "뭐 보이는 게 다는 아닌데 좋아졌었다. 한동안은. 근데 이게 나 혼자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더라"면서 조언을 시작한다.

그는 "안심하는 순간 훅하고 뒤통수를 맞는 게 인생이다. 산다는 건 불안의 연속"이라며 "잠시 잠깐 자기위안 삼을 뿐이다. 알고 보면 사람들은 남의 불행에 관심 없다"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한다.

▲ 김종태(하동식 역)는 오랜만에 마주한 김희애(지선우 역)에게 "안심하는 순간 훅하고 뒤통수를 맞는 게 인생"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JTBC '부부의 세계' 캡처]

열정을 쏟으면 상처가 생기고 안심하면 뒤통수를 맞는다. 마음대로 되지 않아 불안한 게 인생이다.

KPI뉴스 / 김현민 기자 khm@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