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 부친, 이중 처벌로 미국 송환 막으려 아들 고발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5-15 10:16:38

한국서 처벌 받으면 미국 인도 막으려는 계산
전문가 "범죄인인도조약 법원이 막기 어려워"

다크웹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수천여 개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가 부친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손정우 부친이 아들을 고발한 배경은 미국 송환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손정우가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국내에서 처벌을 받으면 이중 처벌 원칙에 따라 미국 송환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 다크웹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수천여 개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가 부친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셔터스톡]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정우 부친 손모(54) 씨는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아들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손 씨는 고발장에 아들이 본인 동의 없이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수익금을 거래, 은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법무부는 손씨의 미국 인도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자금세탁'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손 씨는 지난 4일 범죄인 인도심사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부장판사)에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또 지난달 말 범죄인 인도를 담당하는 법무부 국제형사과에도 탄원서를 낸 바 있다.

탄원서에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며 '미국에서 자금세탁과 음란물 소지죄로 재판을 받는다면 (징역) 50년 정도, 한국에서 받은 재판은 미국에서 별개로 생각한다면 100년 이상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니 사형이나 마찬가지'라는 내용이 담겼다.

손정우가 저지른 범죄가 같은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사형이나 마찬가지' 수준의 판결이 예상되고 한국에서는 징역 1년 6개월 실형이 선고된 것에 비춰 억울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국 자금세탁방지법에 따르면 유죄가 인정될 경우 자금세탁 규모가 50만 달러 이상이면 최대 징역 20년, 50만 달러 미만이면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받게 된다.

손 씨는 '선처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죄를 한국에서 형을 받게 하자는 것'이라며 호소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해당 고발 내용과 관련돼 누리꾼들은 '하루빨리 미국으로 보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법을 개선해야 하지 않겠느냐', '우리법을 미국식법으로 바꿨다면 이런 고발장 자체가 없을 것',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아들을 보호하겠다는 꼴이 우습다' 등의 비난글이 쇄도하고 있다.

손정우는 최근 문제가 됐던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등이 나오기 전부터 청소년과 영유아가 등장하는 미성년 성착취물 22만 건을 유통한 혐의로 지난해 징역 1년 6개월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다가 지난달 27일 만기 출소 후 곧바로 재수감됐다.

미국 법무부가 손 씨의 출소에 맞춰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른 송환을 요구해서다. 자국에서도 웰컴투비디오를 통해 성착취 동영상이 유통된 피해자가 있는 만큼 미국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2019년 10월 손정우를 아동음란물 광고와 수입, 배포 등 9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손정우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은 오는 19일 서울고법 형사20부 심리로 진행된다.

법조계에서는 손정우의 미국 송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재경지법 출신 한 변호사는 "범죄인 인도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범죄인인도조약에 체결된 국가에서 요청한 것을 법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