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혹시? '상상 코로나'에 달려간 선별진료소 북새통
김지원
kjw@kpinews.kr | 2020-05-14 13:34:37
"증상 없지만 예방 차원"…선별진료소 '예약 조기 마감'
"직장 동료가 이태원 클럽에 다녀왔단 얘길 듣고부터는 열이 나고, 목이 아픈 거 같고…"
이태원 클럽 발(發) 코로나19 감염이 서울, 경기,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상상 코로나'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피로나 두통 등 일상적인 증상에도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는 것이다.
이태원, 홍대 주점 관련 2, 3차 감염 사례도 늘어나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이들도 급증해 지역별 선별진료소는 예약이 일찍 마감되기도 했다.
20대 여성 A 씨는 이태원, 논현동 일대를 방문한 적이 없지만 지난 12일 가까운 보건소의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5월 초에 만났던 친구가 "4월 말에 이태원 인근을 많이 돌아다녔다"고 고백 아닌 고백을 했기 때문이다.
A 씨가 찾은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는 예약 여부를 물었다. 예약을 하지 않았다는 대답에 "오늘은 사람이 다 차서 예약을 미리 하지 않았으면 검사를 하실 수 없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해당 진료소 의료진은 "이태원 일대 방문자가 많아 검사를 받으러 오는 사람이 며칠 새에 무척 늘었다"며 "(이태원을) 방문하지 않았어도 검사를 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도 많이 온다"고 밝혔다.
시민 사이에서는 '검사 결과 빨리 나오는 진료소' 정보가 공유되기도 한다. 30대 남성 D 씨는 "아는 동생도 이태원 관련 불안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데, 검사 결과가 되도록 빨리 나오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서울에 위치한 모 상급종합병원 등은 코로나19 진단 검사 희망자가 몰리면서 빠른 진료 및 안전을 위해 증상별로 부스를 나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3일 찾은 서울의 모 상급종합병원은 입구에서 설문지를 통해 증상을 표시하도록 했다. 발열, 기침, 인후통, 가래 등을 체크하고 증상 여부에 따라 부스를 나눠 검사를 받도록 했다. 체온을 측정하고 진료를 받은 후, 필요시 검사를 시행토록 했다.
발열 증세가 없는 이들이 대기하는 부스에는 "발열이나 기침 등이 없지만, 괜히 가래가 끼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에 왔다"고 말하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 동료들끼리 찾아온 경우도 눈에 띄었다.
이날 이곳을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50대 여성 B 씨는 검사를 마치고 나온 후 "불안감에 일단 받았는데, 별 증상도 없는데 괜히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그래도 먼저 조심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60대 남성 C 씨는 "솔직히 논현동 등이 서울 주요 시내라서 범위가 엄청 넓을 것"이라며 "혹시나 하는 맘에 받는다는 사람이 주변에도 많은데, 이렇게 경미한 증세만 따로 부스를 나눠 놓은 게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는 분과 없는 분들을 나눠서 진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침이 있는 분들은 전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나누는 것"이라며 "특히나 발열 유무를 우선적으로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증상으로 인해 나누는 기준을 마련했다"며 "발열이나 기침이 있는 분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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