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정찰제, 이번엔 성공?…빙그레 이어 해태·롯데푸드 동참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5-13 18:14:25

빙그레 이어 롯데푸드·해태아이스크림, 정찰제 확대 도입
해태아이스크림 인수한 빙그레, 정찰제 안착시킬지 관심
빙그레 "아이스크림 시장 지속 축소…협상력 세지기 어려워"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빙그레가 선도적으로 추진 중인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가 확대될지 관심이 모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국화빵 등 모나카(제과)형 아이스크림에 대해 가격 정찰제를 최근 도입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빙과 시장이 혼탁한 가운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롯데푸드 구구 크러스터 소보루 크럼블(왼쪽), 롯데푸드 국화빵 앙버터. [롯데푸드 제공]

해태아이스크림도 '시모나' 등 모나카형 아이스크림에 대해 가격 정찰제를 최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빙과업계 빅4 중 롯데제과만 가격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2012년 가격 정찰제를 업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지만, 시장의 반발이 거셌다"며 "가격 정찰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아직은 시행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를 앞장서서 도입하고 있다. 빙그레가 2018년 투게더, 엑설런트 등 카톤(종이컵)형 제품에 가격 정찰제를 도입하자, 롯데푸드와 해태아이스크림도 각사의 카톤형 제품에 가격 정찰제를 적용했다.

앞서 빙그레는 올해부터 붕어싸만코와 빵또아 등 모나카형 아이스크림으로 가격 정찰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롯데푸드와 해태아이스크림이 다시 한번 뒤따르는 모양새다.

빙그레 관계자는 "붕어싸만코와 빵또아에 대해 가격 정찰제를 점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 펭수와 협업한 붕어싸만코 제품이 서울 강남구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돼 있다. 빙그레는 붕어싸만코에 대해 올해부터 가격 정찰제를 도입하고 있다. [뉴시스]

가격 정찰제는 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는 것을 뜻한다.

정부는 2010년 아이스크림, 과자, 라면 등에 대해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를 금지하고 최종 판매업자가 판매가를 표시하는 '오픈 프라이스'를 도입했다. 유통업체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판매점마다 가격 차이가 2~3배 가까이 발생하고, 판매점의 가격 표시율이 저조하게 나타나는 등 소비자들의 불편을 야기한다는 지적에 1년 만에 폐지했다.

이후 빙과업계는 롯데제과를 필두로 가격 정찰제를 다시 도입하려 했지만, 유통업체들의 반발로 번번이 실패했다.

빙과업계에서는 소매점들이 '최대 80% 할인' 등의 문구로 아이스크림을 '미끼 상품'처럼 활용하면서 국산 아이스크림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고, 낮은 가격이 당연시됐다고 지적한다. 반면 하겐다즈 등 해외 아이스크림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잘 팔리고 있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게 된다면, 아이스크림 정찰제 도입에 속도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빙그레는 올해 3월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14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시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완료된 뒤 확정될 예정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가 지속 줄고 있어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제조업체의 협상력이 세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카톤형이나 모나카형과 달리 '콘'과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은 가격 정찰제 도입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 아이스크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슈퍼마켓에서 주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 카테고리이기 때문이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콘이나 바 아이스크림은 형태가 다양하고 제품 숫자도 많아서 가격 정찰제를 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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