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생리대·집안일까지 구독한다…코로나에 공유 울고, 구독 웃다

손지혜

sjh@kpinews.kr | 2020-05-13 18:04:59

의·식·주 무엇이든 구독...워라밸 중시하는 2030성향과도 어울려
구독경제, 상품의 '소유' 보다 '경험' 중시 트렌드와 부합
'월간가슴' 속옷, '톤28' 화장품, '필리' 비타민, '미소' 가사도우미, '해피문데이' 생리대 등 인기

일정 금액을 내고 할인, 무제한 이용, 정기 배달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의 의·식·주 생활에 깊숙이 뿌리내렸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공유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면, 구독경제는 '비대면(언택트)' 속성으로 더욱 비즈니스모델이 탄탄해지고 진화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의 통계에 따르면 구독 서비스 시장은 지난 2000년 2150억 달러 규모에서 2020년은 무려 5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에서도 이전에 없었던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속옷·화장품·도시락·비타민·청소와 빨래 등 이색 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의 의·식·주 생활에 깊숙이 뿌리내렸다. [셔터스톡]

나에게 딱 맞는 상품 찾을 수 있어

소비자마다 만족감을 느끼는 제품과 서비스가 다른데, 구독 서비스는 이들의 구독 데이터를 통해 니즈를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니즈 파악이 완료되면 맞춤형 서비스나 상품을 추천해 일반적 판매 방식보다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속옷 업체인 '인더웨어'는 여성전용 속옷 구독 서비스 '월간가슴'을 운영하고 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려면 가슴분석 설문을 완료해야 한다. 이 설문을 토대로 소비자의 가슴에 맞는 제품이 배정되어 발송된다. 이용요금은 월 1만5000원이지만, 첫 3개월 동안은 프로모션 가격인 월 9900원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월간가슴을 이용하는 A 씨(28세)는 "속옷을 받으면 개선점 링크가 온다. 그동안 사이즈가 달라졌는지, 다음번에 받고 싶은 디자인이나 색상은 어떤 건지등을 물어본다"며 "그동안 내 몸에 맞는 속옷을 찾느라 시간을 많이 들였는데 설문을 통해 나한테 딱 맞는 속옷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화장품도 구독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계절마다 피부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구독 서비스와의 시너지가 좋다. '톤28'은 28일마다 새로운 화장품을 집 앞으로 배송해 준다.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면 '바를거리 가이드'가 고객을 찾아와 피부 상태를 측정해 주고 그에 맞는 바를 거리를 제공한다. 피부 상태의 변화가 감지되면 다시 피부 진단을 신청할 수도 있다. 톤28은 사업을 시작한 2017년 1월에 약 130명의 구독 고객을 보유했는데, 현재 70배 수준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전체 장기 구독 고객 비율도 40%에 달한다.

▲ 월간가슴 설문지. [인더웨어 캡쳐]

'소유'보다는 '경험'이 중요해

2030세대의 최근 소비 트렌드는 상품의 '소유' 보다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런 소비트렌드는 구독 경제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이다.

'구독경제'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지난 1995년부터 업계 최초로 정기 녹즙 배달 서비스를 제공했던 풀무원에서는 프리미엄 건강식단 '잇슬림' 도시락을 배달한다. 이유식을 정기적으로 배달해 주는 '베이비밀' 서비스도 있다.

잇슬림을 이용해본 소비자 B 씨(31 세)는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구독을 신청했었다"며 "매번 배송되는 도시락의 맛과 재료가 달라 랜덤 도시락을 경험해보는 재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스윗밸런스도 매일, 2주, 4주 단위의 샐러드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샐러드 식단표는 일주일마다 다르다. 다양한 샐러드를 맛볼 수 있는 것. 가격은 2주 하루한끼 10만9900원, 4주 하루한끼 21만9900원, 하루세끼(1200kcal) 12만6900원으로 다양하다.

비타민을 정기적으로 챙겨주는 곳도 있다. 케어위드는 1:1 맞춤 영양제를 정기구독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설문을 통해 영양제를 추천하고 배송 후에도 영양제를 꾸준히 먹을 수 있도록 매일 알림과 건강 정보를 메시지로 제공한다.

▲ 런드리고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가격. 런드리고에서 서비스를 구독하면 카카오톡으로 진행 상황이 전달된다. [런드리고 캡쳐]

돈 쓰고 신경 쓰지 말자!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2030세대에게 가사노동과 생필품 구매 등은 '일을 끝내고 와서 추가로 신경 써야 할 일'이다. 노동의 연장을 지양하는 의미에서 이들은 청소와 빨래 서비스 등을 구독한다.

청소 업체인 '미소'는 정기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 단위(매주/2주에 한 번/4주에 한 번)로 요일을 지정해 방문 날짜를 정할 수 있다. 주거 공간의 넓이에 따라 이용 시간을 택해야 한다. 주거 공간이 넓을수록 청소 시 더 많은 이용 시간 정기권을 끊어야 한다.

2시간 서비스는 2만9200원, 3시간에 4만 원, 4시간에 4만9500원 8시간에 9만3700원 으로 나뉜다. 원룸이라면 2시간, 4인 가구 아파트라면 8시간이 추천된다.

빨래도 구독 서비스로 이용 가능하다. '런드리고'는 밤 11시에 수거 요청을 하면 다음 날 밤 12시까지 세탁물이 도착하는 하루 배송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집 앞에서 수거되고 다시 집 앞에 배송물이 도착하는 편리함이 장점으로 꼽힌다. '세탁특공대'는 24시간 예약이 가능하며 수거 날짜와 배달 날짜를 설정할 수 있다. 세탁뿐만 아니라 의류 수선 서비스도 제공한다.

생리대도 정기구독 신청이 가능하다. '해피문데이'는 탐폰과 생리대를 정기배송한다. 생리량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신청할 수도 있다. 이용요금은 월 6000원(생리대 소형 1팩+중형 2팩), 8800원(탐폰 슈퍼 2팩) 등으로 나뉜다. 정기구독 신청을 하면 생리주기와 배송 주기, 첫 발송일 등을 지정할 수 있다. 생리대를 쟁여둘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 것.

C 씨(29 세)는 "코트1+니트2+드라이+물빨래 30L에 3만 원을 썼는데, 물빨래 30L의 경우 집에서 했으면 세탁기를 세 번 돌려야 하는 양이다"며 "세탁물이 깔끔하게 개어져서 오기까지 하니 가심비도 좋아서 앞으로 라면을 먹을지언정 구독은 포기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