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법, 민간인 사찰 우려…왜 플랫폼에 책임 넘기나"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5-12 12:31:40

인기협 등 4개단체, 'n번방법' 의견청취, 절차 없는 졸속 처리 비판
"본질인 해외 사업자 규제는 없는데 국내 사업자 규제만 늘어"

인터넷업계가 'n번방 규제법' 등 인터넷규제입법을 비판하고 나섰다. 형식적, 절차적 요건을 위반한 데다가 실효성 없이 산업에 악영향만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체감규제포럼·코리아스타트업포럼·벤처기업협회는 1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임기 말 쟁점법안 졸속 처리의 악습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인터넷기업협회·체감규제포럼·코리아스타트업포럼·벤처기업협회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대 국회의 임기 말 쟁점법안 졸속처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n번방 사태가 불거지고 관련 법안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고, 이들 법안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청취나 숙의의 시간과 절차도 없이 이른바 'n번방법'이라 할 수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하였다"고 지적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에 성폭력범죄처벌법을 위반한 불법 촬영물을 삭제하고 접속 차단하도록 하는 등 유통 방지 조치 의무를 지우는 법안이다.

이들은 또 "지난 4일 발의된 법안은 국회법상 입법예고기간인 10일 이상의 입법 예고도 하지 않았다"면서 "과방위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조차 없으며, 발의법안은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회부되고 상정되어야 하나 이 절차 역시 생략되는 등 형식적, 절차적 요건을 모두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없는 데다가 국내 사업자에게 규제만 양산한다고 했다.

이들은 "물론 법 개정안이 'n번방' 사태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면 약간의 산업적 위축이나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이를 수용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하지만 부가통신사업자 대상의 불법촬영물 등 유통 방지 의무 조항의 경우 실제 'n번방' 사건의 통로가 된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집행력은 전혀 진보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크웹의 패킷 전달 통로인 통신사의 책무는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는 등 문제의 본질을 전혀 해결하지 못하면서 또 다른 규제만을 양산하고 있음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인 인터넷기업협회 박성호 사무총장은 "최근 발생한 사회문제 플랫폼 규제 통해 해결하는 것은 이번 불법촬영과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안이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민간인 사찰의 한 방법으로 변질돼 빅브라더 시대와 통제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술적, 관리적 조치, 서비스 안정성 등 명확하지 않은 용어를 법에 규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정부 시행령에 위임하는 과정은 법은 명확해야 한다는 원칙을 위반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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