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렌터카 불황에…현대차, '큰 손' 잃고 앞날 캄캄

김혜란

khr@kpinews.kr | 2020-05-08 11:35:51

시장악화에 신규발주 취소…대규모 고객 잃은 셈
'렌터카 파산→매물↑' 현대차, 중고차 판매에서도 고전

미국 렌터카업체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위기에 빠지자 여파로 현대자동차와의 신규발주를 취소했다. 이에 현대차 같은 완성차 업체는 대규모 고객을 잃는 것과 동시에 헐값에 나온 렌터카 매물과 판매 경쟁을 하는 등 이중고에 빠졌다.

▲ 미국 렌터카 업체 2위 허츠. [허츠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렌터카 업체 2위 허츠, 아비스와 엔터프라이즈 등이 현대차와 GM 등 제조사와의 구매 협력을 취소했다. 헤르츠의 지주사인 헤르츠글로벌은 부채 160억 달러에 대한 파산보호신청 가능성을 두고 자문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경제의 등장으로 업황이 악화한데다 코로나로 관광객이 줄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이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언론에 "렌터카 등 대규모 고객(플릿·fleet customers)에게 납품하려고 했던 물량들을 소매업체에 넘겼다"고 밝히며 협력사와의 신규 거래 불발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에서 렌터카, 법인차량 등 플릿 판매 수요는 연간 3~400만대 수준"이라며 "렌터카 업체의 파산가능성과 재택근무 확산으로 플릿 수요가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렌터카 업체의 경영악화로 보유하고 있던 차량을 대거 매물로 내놓게 되면 중고차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이때 현대차 금융 미국법인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Hyundai Capital America, 이하 HCA)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리스 사업을 맡은 HCA는 반납되는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팔아야 한다. 그러나 매물이 많아져 중고차 가격이 낮아진 경우 헐값에 차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여기서 또 현대차는 딜레마에 빠진다. 가격이 낮아진 중고차와 판매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판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판촉을 강화하면 또 손실이 난다"며 "이렇게 되면 완성차 업체의 손익 구조가 나빠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가동 재개에 나선 현대차 미국 공장은 3교대 중 1교대만 생산에 나서고 있다. 전체적인 수요감소와 멕시코산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물량 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전경. [현대차 앨라배마 웹사이트 캡처]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은 이달 4일부터 22일까지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8시간 동안 1교대만 근무한다. 26일부터 30일까지는 7시간씩 3교대 체제로 운영되며, 다음달 1일부터 12일까지 8시간 3교대로 생산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렌터카 시장 악화 등 자동차 수요감소에 해외 시장은 5월 이후에도 회복이 어렵다"며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업체는 그나마 내수로 버티며 생명유지를 하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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