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부담 커지자 '지분 쪼개기 증여' 급증

김이현

kyh@kpinews.kr | 2020-05-07 11:13:25

배우자뿐 아니라 자녀까지 공동명의…복수 증여로 보유세 부담 줄여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자 지분 일부만 증여해 세금을 줄이는 '쪼개기 증여'가 늘고 있다. 자녀를 포함해 여러 사람의 이름으로 명의를 분산해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롯데월드 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7일 한국감정원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3966건으로 전체 거래량(4만9581건)의 약 8%를 차지하면서 지난해 4분기 비중(7.2%)을 뛰어넘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구는 올해 1분기 총 1826건의 아파트 거래 중 증여가 406건으로, 비중은 22.2%에 달했다. 역대급 증여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14.5%)와 4분기(11.4%)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공시가격이 급등에 따른 움직임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주택 지분을 배우자뿐 아니라 자식 등 여러 사람을 공동명의로 나눠서 증여하는 것이다. 주택을 여러 명의 소유로 분산할 경우 증여세 등을 내야 하지만, 인당 6억 원까지 종합부동산세가 공제돼 보유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 보유에 따른 세부담이 점점 커지니까 그동안 버티기를 하던 다주택자들이 지분 증여든 부담부 증여든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어차피 세금을 물 거면 차라리 가족한테 주고 비용을 줄이는 게 더 낫다는 생각에 증여를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가령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2주택(공시가격 24억7000만 원, 7억300만 원)자가 단독 명의로 계속 보유한다면,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올해 보유세는 4214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2172만 원에서 2배 가까이 세부담이 는다. 종부세법이 개정될 경우 공시가격 변동없이도 내년 보유세는 5256만 원으로 올해보다 1000만 원이 더 오른다.

이 중 한채를 배우자와 무주택 미혼자녀 등 3명에 증여하는 경우를 가정한 결과, 두 아파트의 총 보유세는 올해 1813만 원, 내년 2615만 원으로 종전보다 절반 이상(각각 57%, 50%) 줄어든다.

물론 이 경우 증여 비용이 발생한다. 배우자에게 50%, 자녀 2명에게 각각 25%의 지분으로 증여하는 경우 3명이 내야 할 증여·취득세와 양도소득세(4178만 원)는 총 5736만 원이다. 하지만 앞으로 보유세 감면 효과를 감안하면, 증여세 등을 내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집주인들은 당장 주택을 팔아서 50~60%가량 양도세를 내는 것보다 증여세를 내는 게 자산상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향후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증여를 택해서 보유세 등 절세효과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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