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두산중공업에 검증 없는 금융 지원…공익감사 필요"

김지원

kjw@kpinews.kr | 2020-05-06 16:20:17

환경단체, 산업·수출입은행 공익 감사청구
"전망 없는 지원 공적 기관 책무에 반해"

국내 환경단체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두산 중공업에 약 2조4000억 원의 금융을 제공하기로 한 결정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재생에너지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가스 발전 사업에 대한 전망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투자하는 게 '공적' 금융기관으로서의 책무에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 경남환경연합,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4개 국내 환경단체가 6일 오전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은과 수은의 두산중공업에 대한 2조4000억 원 지원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고 있다. [기후솔루션 제공]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 경남환경연합,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4개 국내 환경단체는 6일 오전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산중공업에 제공한 검증 없는 공적금융의 회수 가능성과 절차적 투명성에 대한 엄격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외 석탄, 가스발전 등 미래 사업 가치에 대한 객관적 평가 없는 공적자금 집행에 대해 규탄했다.

이날 단체들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최근의 금융 제공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이나, 정밀 실사 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3월 26일 1조 원 대출을 시작으로 추가 지원이 거듭 이뤄졌다"면서 "두산중공업이 내세우는 석탄, 가스발전 사업에 대한 전망이 과대평가된 점이 지원을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 3월 두산중공업에 대해 1조원 대출을 시작으로 4월에 6000억 원 규모의 외화 채권을 대출로 전환했다. 최근엔 8000억 원의 대출을 거듭 승인했다.

이들은 현 두산중공업의 재무 위기가 "전 세계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한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두산중공업은 사업 부문의 80% 를 차지한 해외 석탄화력 건설 급감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두산중공업 경영진 다음으로 책임을 느껴야 하는 당사자가 바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두산중공업 경영 상황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지난 10년간 국내외 석탄화력 사업에 눈먼 석탄금융을 제공한 책임"이 있다고 산은과 수은을 비판했다.

이어 "산은, 수은은 설립 근거법 상 은행의 적립금으로 손실을 보존하지 못하면 정부가 손실을 보전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채무상환에 대해 엄격히 판단하고 여신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며 "이번 두산중공업 금융지원에서 기업의 잠재성과 미래가치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만약 두산중공업이 제공 받은 2조4000억 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은행의 적립금으로 이 손실을 보존하지 못하면 정부 자금, 즉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스발전의 전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의 김주진 변호사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이미 가스발전은 재생에너지와의 가격 경쟁에서 지고 있다. 시장 축소로 포화된 가스발전 시장에서 생존이 불확실한 사업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대규모 자금 지원은 위험한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들 주장대로 주요 선진국은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도 석탄 투자 철회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에너데이터(Enerdata)는 세계 석탄 소비량이 2016년 76억1500만t, 2017년 76억7900만t, 2018년 77억4400만t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76억4400만t으로 전년 대비 1.3% 줄었다고 3일 밝혔다.

특히 미국의 석탄 소비는 전년 대비 9% 감소해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은 강력한 기후 정책과 재생에너지설비 확대로 7년 연속 석탄 소비가 줄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현재 약 22%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을 2030년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나아가 독일은 지난 1월 석탄발전소를 2038년까지 모두 폐쇄하기로 한 법안을 가결했다.

이날 단체들은 감사 청구와 함께 두산중공업에 대한 실사정보, 2조4000억 원 대출의 근거자료, 두산중공업 자구안 정보 역시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지난 4월 7일 자구안을 비롯해 대출 관련 정보의 공개를 요청했으나 산은과 수은은 관련 결정을 연기한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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