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코이카 요원 '국가유공자' 인정 길 열렸다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0-05-01 16:04:46

'국제협력요원 순직 심사 등에 관한 법률' 국회 본회의 통과

외국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다 숨진 국제협력요원들이 뒤늦게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1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에 따르면 '국제협력요원 순직 심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2015년 3월 31일 경기 성남시 코이카 본부에서 열린 국제개발협력 업무수행 순직자 추모비 기념행사에 참석한 임직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코이카 제공]

이번에 통과한 개정안에는 국제협력요원 유족의 순직심사 청구권을 3년간 한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유효기간' 부분을 삭제했다. '3년 간의 한시적인 순직심사청구권'은 현시점에서 국제협력요원 복무 중 부상·질병 등으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과 제정안의 입법 취지를 고려한 것이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국제협력요원으로 카자흐스탄에 파견됐다가 2004년에 사망한 설모 씨와 스리랑카에 파견됐다가 2012년에 사망한 김모 씨에 대해 순직심사 절차를 마련할 것을 외교부에 권고했다.

설 씨와 김 씨는 기초 군사훈련을 마친 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에 의해 선발된 국제협력요원으로 외국에 파견됐다.

설 씨는 2002년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해 한국어 교육 봉사를 하던 중 2004년 9월 강도 사건으로 숨졌다.

김 씨는 2011년부터 스리랑카에서 자동차와 관련한 봉사활동을 하던 중 2012년 10월에 낙뢰 사고로 사망했다.

국제협력요원제도는 병역법과 '국제협력요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외교부가 병역의무자 등 일정 자격을 갖춘 지원자를 국제협력요원으로 선발한 뒤 군사훈련을 거쳐 이들을 개발도상국에 파견하는 제도다.

국제협력요원 복무를 마치면 보충역 복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이 제도는 1995년에 도입됐다가 2016년에 폐지됐다. 연간 60명이 파견돼 총 1440명이 이 제도로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문제는 사실상 군복무를 하는 것인데도 사망이나 부상 시 보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관련 법률에 '순직'이란 개념 자체가 빠져 있었던 탓이 크다. 코이카 국제협력요원의 선발과 복무 등의 근거가 된 '국제협력요원에 관한 법률'은 이 제도가 없어짐과 동시에 폐지된 상태다.

한마디로 기존의 법률 체계 아래에선 설 씨나 김 씨 등이 '국가유공자' 대우를 받을 길이 꽉 막혀 있던 셈이다.

이런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 등이 지난해 말 국제협력요원 순직 인정기준 및 순직심사위 설치 근거를 규정하는 등의 '국제협력요원 순직 심사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 발의했다.

과거 코이카 국제협력요원으로 직무 수행 중 사망하거나, 직무 수행 중 또는 퇴직 후 직무로 인한 부상·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순직심사 및 보훈이 핵심 목적이다. 순직으로 인정되면 그 유족은 순직 군경이나 재해사망 군경의 유족으로 간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유족들은 국회·외교부·국방부·국가보훈처·병무청·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이들의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그동안 국제협력요원의 선례는 물론, 법적 근거가 없어 순직심사가 어렵다는 견해였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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