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 좋은데…투썸·뚜레쥬르 '슬그머니' 가격인상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4-29 15:35:18

투썸플레이스 '올데이 세트' 4800원→5600원
뚜레쥬르, 2월 가격 인상…호주 산불로 밀 가격↑
SPC삼립, 특납용 빵 16종 가격 20% 인상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빵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업체들은 소비자 접점이 적은 경로나 우회적인 방법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비판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투썸플레이스는 4월 들어 베이커리 메뉴와 아메리카노를 함께 주문하면 할인을 제공하는 '올데이 세트' 가격을 4800원에서 5600원으로 17%(800원) 인상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원재료비과 인건비 상승으로 프로모션 세트 가격만 조정했다"며 "베이커리 단품은 론칭 시점(2018년 10월) 가격 그대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커리 품목에 대한 가격 인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베이커리 품목 가격이 사실상 인상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A 씨는 "뚜레쥬르도 아니고 투썸플레이스에서 와서 베이커리 메뉴만 구매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대부분 커피랑 같이 구매할 테니 가격이 오른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 서울 시내 한 투썸플레이스 매장에 베이커리 메뉴가 진열돼 있다. [남경식 기자]

밀가루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빵은 가격 인상 요인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밀가루 시세는 최근 상승세다. 주요 밀 생산국인 호주에서 지난해 9월 발생한 대형 산불로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다. 호주의 밀 생산량은 2017년 2100만 톤에서 2019년 1500만 톤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생산량은 2008년 이후 11년 만의 최저치다.

앞서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올해 2월 중순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소보로빵은 1300원에서 1400원으로, 데일리우유식빵은 2500원에서 2600원으로, 쫄깃한 찹쌀도넛은 1300원에서 1400원으로 100원씩 올랐다. 일부 케이크 제품은 가격이 400원 인상됐다.

당시 CJ푸드빌 측은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밀가루, 버터, 치즈 등 원재료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고 설명했다.

SPC그룹 계열사인 SPC삼립은 대리점주들에게 최근 공문을 보내 일부 빵 품목 가격을 5월 1일부터 20%(1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 대상은 대형마트,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빵이 아닌 산업공단 등 소규모 사업장에 공급되는 특납용 제품 16종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가격 인상 대상 제품이 SPC삼립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라며 "해당 제품은 4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반적인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 소비자들의 반발 여론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를 의식해 우회적인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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