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명의로 산 강남아파트 수십채 가족법인에 이전 해 세금 회피

김이현

kyh@kpinews.kr | 2020-04-23 16:06:49

병원장이 몰아준 광고료로 자녀명의 법인 고가 아파트 매입
국세청 자금출처 및 편법증여 여부 조사

# 부동산업자 A 씨는 부인과 자녀 명의로 강남 아파트 수십채를 사들였다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자 가족 명의로 부동산법인을 여러 곳 설립한 후 현물출자 방식으로 모두 분산·이전했다. 부동산법인들은 현물출자된 자산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아 갭투자로 300억원대 부동산을 더 매입했다.

# 지방 병원장인 B 씨는 20대 초반 자녀 명의로 광고대행·부동산법인을 세운 뒤 매월 허위로 병원 광고 대행료를 지급했다. 이렇게 모인 허위광고료가 수십억원에 달하게 되자 자녀는 20억원대 서울 강남 고가 아파트를 부동산법인 명의로 취득해서 해당 아파트에 살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해 세금을 무겁게 매기자 배우자나 자녀 명의로 부동산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피하는 편법이 속출하고 있다.

 

▲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정병혁 기자]


23일 국세청은 최근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는 부동산 법인에 대해 전수 검증에 착수했으며 세금탈루 혐의가 발견되면 즉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전수 검증대상은 1인 주주 부동산법인 2969개, 가족 부동산 법인 3785개 등 모두 6754개 법인이다.

올들어 3월까지 개인이 부동산 법인에 양도한 아파트 거래량은 1만3142건에 달한다. 

국세청은 이들 거래중 일부가 자녀들에게 편법 증여하거나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철저히 검증키로 했다.

 

국세청은 우선 부동산법인 검증과정에서 고의 탈루혐의가 발견된 27개 법인의 대표자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자녀에게 고가 아파트를 증여하기 위해 설립한 부동산 법인 9건, 다주택자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 5건, 자금출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 4건, 부동산 판매를 위해 설립한 기획부동산 법인 9건 등이다.

 

국세청은 해당 부동산 법인의 대표와 가족은 물론 회사 자금을 편법적으로 유용한 경우 해당 사업체까지 조사대상을 확대해 강도높게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병원장 C 씨는 배우자 명의로 고가 아파트 2채를 갖고 있다가 규제가 강화되자 가족 지분이 100%인 부동산법인에 1채를 싼 가격으로 양도하고 양도세를 내지 않았다. 이후 남은 1채를 팔때도 '1세대 1주택자'로 신고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았다.

 

국세청은 C 씨의 배우자에 대해 고가 아파트 취득자금 출처를 조사하고 병원의 수입금액 탈루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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