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차엔 무슨 사연이…" 치매 할머니의 애틋한 자식 사랑

권라영

ryk@kpinews.kr | 2020-04-22 17:54:02

아들 차인 걸로 인식하고 여러번 돈 꽂아
독거 환자라면 치매안심센터 도움 받아야

최근 경남 통영에서 이상한 일이 있었다. 주차해 놓은 승용차 손잡이에 누군가 돈과 주전부리를 끼워둔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신고자는 이런 일이 5번 가량 있었다고 했다.

경찰이 근처 폐쇄회로(CC)TV로 파악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통영 명정동 서피랑마을에서 혼자 사는 86세 할머니는 집 앞에 주차된 차를 아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용돈과 함께 먹을거리를 차문 손잡이에 끼워 두고 갔던 것이다.

아들은 근처에 살다 개인적인 일 때문에 타지로 떠났지만, 치매 증상이 있는 이 할머니는 아들의 차와 같은 빨간색 차를 보고 착각하고 말았다. 할머니는 과거 어려운 형편 때문에 아들에게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이러한 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치매에도 자식을 생각한 할머니의 마음에 감동했다는 반응이다. 대표적인 치매 증상이 기억력 등 인지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 치매환자는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꼴이다. 노인 관련 사진. [셔터스톡]

이 할머니와 같은 치매환자는 전국에 몇 명이나 있을까. 지난 1일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9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 치매환자는 75만488명으로 추정된다. 치매유병율은 10.16%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치매는 흔한 질병이지만 완벽한 치료 방법이 있지는 않다. 중앙치매센터에서는 현재 치매 치료란 증상이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다.

일단 치매가 발병하면 비용이 끊임없이 들어간다. 치매현황 보고서에서는 치매환자 1명을 관리하는 데 매년 2042만 원이 든다고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치매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고자 2017년부터 '치매 국가책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건강보험 제도를 개선해 중증치매환자 의료비 부담비율을 60%에서 10%로 낮췄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는 치매 조기 진단과 예방, 치료기술 개발 등 관련 연구에 약 200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영 할머니처럼 혼자 사는 치매환자라면 치매안심센터에 등록해 관리받을 수 있다. 전국 17개 시·도에 있는 치매안심센터는 독거 치매환자 등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게 맞춤형 사례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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