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산업 지원금, 자동차 생태계 위해 부품업계부터"
김혜란
khr@kpinews.kr | 2020-04-22 16:14:42
'고용유지' 전제·법 개정 절차에 "실효성 없다" vs "상황 악화 막자"
정부가 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40조 원을 들여 자동차, 항공과 기계 등 기간산업을 위한 안정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 중 부품 업체 위주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현대기아차와 그 계열사를 제외하고 당장 자금 수혈이 필요한 부품 업체 등이 필요한 금액을 고려해 40조 원이라는 수치가 나온 것"이라며 "기간산업 중 각 업계에 얼마만큼의 자금이 들어갈지는 아직 나온 건 없지만 항공업계와 두산중공업의 지원액도 반영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동차산업협회가 제시한 32조 원 유동성 공급은 업계가 제시한 최대액일 뿐 이 요구를 정부가 다 들어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과 두산중공업이 정부에 요청한 금액은 각각 10조 원 안팎이고, 현대차그룹이 업계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지원 규모(40조 원) 안에서 급한 불은 끌 수 있다는 게 이항구 위원의 설명이다.
이때 항공과 중공업에 투입하는 돈 20조 원을 뺀 나머지 20조 원이 자동차 산업을 위해 쓰인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와이어링 하네스가 부족해 셧다운 사태가 발생했듯, 부품 하나로 멈추는 게 자동차 생태계이다"며 "1~3차 벤더를 위한 자금 지원책이 먼저 이뤄지는 게 순서"라고 언급했다.
이날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일시적인 유동성 지원을 넘어 출자나 지급보증 등 가능한 지원 방식을 총동원해 기간산업을 돕겠다"고 언급했다.
대출액 상환 시점 도래한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통해 이자비용이나 공장 운영에 비용 등 운전자금(경영에 필요한 돈)을 충당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의 세금을 쓰는 만큼 기간 산업 지원 조건으로 고용유지·자구노력·자사주 취득 금지 등을 전제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전제조건이 붙은 데다 기금 설치 자체가 법 개정 사항이라 상황이 시급한 기간산업 지원책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지금 당장 지원이 되지 않더라도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다"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속하게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항구 위원은 "미국이 여러 차례 지원책을 내놨듯이 한국도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2차, 3차, 4차 대책 등이 나올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준 돈으로 자사주 취득을 하며 주가 방어에만 힘쓰면 되겠냐"며 "기업이 유지되며 일자리가 보존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5대 완성차 업체, 협력업체 대표 등이 자동차산업협회서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32조8000억 원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1~3차사 납품대금용 기업어음 국책금융기관 매입(7조2000억 원) △신용보증기금의 P-CBO 매입 규모 확대(1조 원 이상) △금융기관의 만기연장(2조4000억 원) △완성차·자동차 관련 유동성 공급 지원(7조 원) △자동차 수출 금융 지원정책 마련(15조2000억 원) 등이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이날 나온 기간산업 지원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입장을 정리중"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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