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패치, 하정우-해커 대화 공개…말장난에 펭수 이모티콘까지
김현민
khm@kpinews.kr | 2020-04-20 13:48:27
경찰, 일당 2명 검거…하정우와 대화한 '고호' 도주 중
배우 하정우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이에게 협박을 받은 당시 대화가 공개됐다.
디스패치는 하정우가 지난해 12월 자신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협박해온 이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20일 보도했다.
'고호'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해커는 지난해 12월 2일 하정우에게 연락해 휴대전화 사진첩, 주소록, 문자 메시지 등을 갖고 있다며 금전을 요구했고 하정우는 반응하지 않았다.
해커가 다음날 다시 메시지를 보내자 하정우는 "저도 성실히 진행할 테니 너무 재촉하거나 몰아붙이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해커는 그 다음 날인 12월 4일 배우, 가수, 방송인, 정치인 등 유명인의 휴대전화 자료를 갖고 있다면서 해당 자료를 폐기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하정우에게 15억 원을 요구했고 하정우는 "너무 크다"며 "제 전화 털어봐서 알 텐데. 이게 터진다고 해도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고 대응했다.
하정우는 12월 5일 해커의 연락에 답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고 자신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의뢰해 해커 추적에 나섰다. 해커는 다음 날 또 한번 거액을 달라고 재촉했다. 하정우는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해커는 "돈 때문에 위험성을 높여가며 거래하고 싶은 생각 없다"고 거절했다.
하정우는 "오늘 14시간 일했다. 편히 자고 다음 주에 얘기하자"고 제안해 경찰이 수사할 시간을 이틀 벌기도 했다. 이틀이 지난 12월 8일 해커는 요구 금액을 13억 원으로 낮췄다. 하정우는 흔들리지 않고 해커와 대화를 이어가며 수사에 필요한 단서를 찾으려 했다.
해커가 "입맛이 없더라도 식사는 잘 챙기라"고 조언하자 하정우는 "지금 약올리는 거냐"며 "상당히 불쾌하다. 신뢰를 얘기할 거면 예의는 지키야 한다"며 발끈했고 해커는 당황한 듯 "그런 뜻은 아니다. 오해하지 마라"고 반응했다.
이에 하정우는 "하루종일 오돌오돌 떨면서 오돌뼈처럼 살고 있는데"라는 말장난으로 상대를 쥐락펴락했다. 그러면서 "나 이제 일하러 가야 해. 내일 다시 얘기하세"라며 또 한 번 시간을 끌었다. 두 사람은 인사를 주고받았고 하정우는 펭수 이모티콘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하정우는 해커가 2018년 11월 이전 자료만 갖고 있으며 그 자료는 사진, 동영상, 문자, 주소록이라는 점을 파악했고 자신의 삼성 클라우드 계정에 로그인해 휴대전화를 복제한 것을 알았다.
경찰은 하정우가 제출한 정보를 참고해 해커의 IP 등 행적을 조사했다. 해커는 12월 9일 협박 금액을 12억 원으로 또 낮췄고 하정우는 "나중에 얘기해주겠다"며 또 미뤘다.
해커는 12월 15일이 되자 영화 '백두산' 개봉일인 12월 19일을 시한으로 두고 금전을 보내라고 경고했다. 하정우는 그 역시 불가능하다고 답한 뒤 해커의 이어지는 연락에 반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해커의 신원을 특정했고 지난 7일 해커 일당 2명을 검거했다. '고호'로 추정되는 이는 중국으로 도주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KPI뉴스 / 김현민 기자 kh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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