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공범 재판부 "이런 반성문은 안 내는 게 낫다" 질타

김광호

khk@kpinews.kr | 2020-04-10 14:25:12

'가족까지 고통 받는 것은 억울하다' 취지 반성문 제출
재판부 "자꾸 억울하다는 입장 취하는데 상황 안 좋다"

성착취물 제작·유포 사범인 조주빈에게 개인적인 보복을 부탁하기 위해 구청에서 개인정보를 몰래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회복무요원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반성문을 냈다가 재판부의 지적을 받았다.

▲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는 10일 조주빈의 공범 강모(24) 씨의 두 번째 공판에서 강 씨가 제출한 반성문에 대해 "이렇게 쓴 걸 반성문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내지 않는 게 낫겠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이전에 수용자로 수감된 적은 없겠지만, 재판부에 내는 건데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이상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나는 고통 받으면 그만이지만 범죄와 무관한 자신의 가족과 지인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등의 내용인데 원하는 바가 반성하는 태도를 재판부에 알려주려는 것이면 좀 더 생각하고 쓰는 게 좋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재판부는 또 "본인이 자꾸 (가족들이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취하는데 상황이 안 좋다"며 "피해자를 생각하면 너무 안 좋은 상황이다"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강 씨 측 변호인은 "검사실에서 조사받을 때 강 씨가 더는 살아갈 의미가 없고 극형에 처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변론했다.

검찰은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성 착취 사건으로 강 씨가 기소되면 사건을 함께 처리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재판부는 "성폭력 전담 재판부가 담당할 사건으로 보인다"면서도 "우선 기일을 추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강 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일 오전 10시 4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강 씨는 구청 정보시스템 전산망에 접속해 자신이 스토킹하던 여성과 그 가족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뒤 조 씨에게 보복을 부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n번방' 사건 수사가 진행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강 씨는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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