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한국어 부족한 다문화 아동들엔 '산 넘어 산'

김지원

kjw@kpinews.kr | 2020-04-09 10:35:00

초교 저학년, 부모·아이 모두 한국어 수업에 어려움
별도 조치 취하지 않으면 학력격차 더 벌어질 우려

유례없는 온라인 개학으로 일선 학교 현장이 분주한 가운데, 다문화 가정 아동들이 언어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어머니가 외국인인 경우나 부모 모두 외국인인 경우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에 대한 이해가 어려워서다. 특히 이런 현상은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언어적 어려움으로 인해 온라인 개학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셔터스톡]

서울 강서구의 모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A 씨는 "전화로 온라인 수업 안내를 하는 게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보통 아이들 학업 관련해서는 어머니가 담당하는데, 저희 반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세 아이 모두 어머니가 외국인인지라 내용 전달하는 게 어려웠다"며 "어머니가 한국어 실력이 안 되니 전화를 안 받으시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두드러졌다. 고학년에 비해 아이도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 실태조사에 따르면 9~11세에는 한국어 교육 도움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문제는 부모의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경우다. 아이와 부모가 모두 한국어가 부족하다면, 온라인 개학 가정통신문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업 안내 및 로그인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다문화지원관계자는 "온라인 개학에 대한 번역된 가정통신문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주요 언어를 중심으로 번역된 가정통신문이 다문화가정에 보급됐다. 영어·중국어·베트남어·러시아어 등이다.

하지만, 다양한 언어를 모두 제작하고 있지는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부모 출신국적이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이 아닌 '기타'에 해당하는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2만 2466명으로 전체의 18.4%에 달하는데, 이에 반해 가정통신문의 제작은 부족하다. 

부모의 출신 국적이 다양한 서울 용산구 모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B 씨는 "(부모님의)국적이 10개가 넘는다"며 "우간다, 동유럽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B 씨는 "이중언어 선생님이 계셔도, 모든 언어의 선생님이 계시는 건 아니다"라며 "현장에서도 그런 점이 어렵다는 피드백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부모님께서는 한국어를 잘 못하셔서 가정통신문이 나가도 아이에게 직접 한번 더 연락하거나 다문화코디 선생님 통해 안내하는 등 이중작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다른 가정은 부모님이 학교안내 들으시고 집에서 함께 온라인강의 듣는 방법이나 가입 과정을 아이에게 알려주시는데 다문화가정은 아동 혼자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도와주곤 한다"고 덧붙였다.

▲ 온라인 수업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담긴 웹 게시물과 댓글. 다문화 가정의 경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웹 사이트 캡처]

문제는 이런 학생들에게 학습 손실이 쌓일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C 씨는 "학습에 늘 어려움이 있고, 그냥 느리게 가는 수밖에는 별 방법이 없다"고 여건을 토로했다.

교사 A 씨 역시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한국말을 더 못하는데, 그 때부터 학습 손실이 누적되어서 고학년이 되면 한국어는 잘 하지만 이미 누적된 학습 손실 때문에 자동적으로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2019년 교육 기본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 수는 총 13만 7225명이다. 전체 학생의 2.5%를 차지한다. 2012년 조사 시행 이후 다문화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초등학교의 다문화 학생 수는 10만 3881명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9만3027명이었던 2018년 대비 11.7% 오르는 등 초등학교 다문화 학생 수는 증가 추세다.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박소영 대표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계층들까지 고려해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다문화 가정, 특수학교 등 다양한 단위의 교육격차를 살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교육격차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방과후 선생님들이라든가 이런 분들을 활용해서 소수로 소독, 케어 등을 신경쓰며 보충 수업을 하는 등의 학습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제언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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