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해고, 처음 아니다" 신성통상 직원들 '부글부글'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4-08 16:57:20

신성통상 "퇴직 시점 4월 30일…당일 해고 아니다"
"수출 타격, 단기간 내 해결 어려워…직원들도 수긍"
직원들 "애국기업이라던 신성통상, 직원은 개돼지 취급"
"항상 당일 해고 통보…서명 안 하면 제 발로 나가게 했을 것"

국내 SPA 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이 직원들을 무더기로 당일 해고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전에도 같은 방식으로 직원들을 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신성통상 염태순 대표이사. [신성통상 홈페이지 캡처]

8일 신성통상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최근 수출사업본부 전체 인원의 약 10%를 감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금액이 절반 이상 줄어들자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베트남과 미얀마, 인도네시아 공장이 이미 멈췄고, 해외 바이어들은 선적돼 나간 물량도 받고 있지 않다"며 "운송 비용까지 모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퇴직 시점은 4월 30일로 잡았다"며 "당일 해고 통보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직원들에게 '당장 집에 가도 된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내일부터 회사에 나오지 않고 싶은 직원들은 그럴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준 것"이라며 "수출업무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 기존 업무를 인수인계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직원들과 1대 1로 면담을 하면서 각 직원당 길게는 1시간 넘게 회사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직원들도 상당 부분 수긍을 했다"며 "일방적인 해고 통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신성통상은 해고된 직원들에게 위로금으로 △ 사원/대리 5년 미만 기본급 1개월 치 △ 대리 5년 이상 2개월 치 △ 과·차장급 근속기간에 따라 기본급 1~3개월 치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신성통상 직원들은 이같은 사측의 해명이 궁색한 변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신성통상 직원 A 씨는 "퇴직 시점이 중요하냐"며 "어쨌든 사직서에 당장 서명하라는 게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야기를 오랜 시간 나누면 일방적인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직원 B 씨는 "늘 그래왔듯 서명을 안 하면 해외로 발령내서 제 발로 나가게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원 C 씨는 "인사팀이 사원급들과 면담 중에 '이 자리는 협상의 자리가 아니다', '개개인의 사정 하나씩을 봐줄 수 없다',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기발령될 거고, 다른 팀원에게 권고사직 요청이 갈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신성통상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D 씨는 "신성통상 인사팀은 항상 당일 해고 통보하는 식이었다"며 "해당 직원의 연차까지 계산해서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 마지막 기일에 면담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퇴직금 등이 이미 계산되어 있는 종이와 사직서를 건네준 뒤 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사는 냉정한 방식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 지난해 8월 15일 오픈한 탑텐 아산 풍기점 전경 [신성통상 제공]

이번에 신성통상에서 해고당했다는 직원 E 씨는 네이트 판에 올린 글을 통해 "애국기업으로 이미지를 높인 신성통상이 직원들을 개돼지 취급을 하고 살처분했다"고 꼬집었다.

E 씨는 신성통상의 대처가 마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류 수출업체들과도 대비된다고 비판했다.

다른 회사들은 전 직원 연봉 삭감, 주3일 출근 등으로 어떻게든 힘든 시기를 같이 이겨내려 노력하는 반면, 신성통상은 신입사원까지 내쳤다는 지적이다.

신성통상은 매출이 수출과 내수 중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아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보다 상황이 괜찮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신성통상 매출 5722억 원 중 수출사업부는 2009억 원, 패션사업부(내수)는 3616억 원이었다.

특히 패션사업부는 하반기 매출이 2018년 2844억 원에서 2019년 3616억 원으로 2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6억 원에서 361억 원으로 거의 2배가 됐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이 불거지면서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이 유니클로의 대체재로 주목받은 영향이다. 탑텐은 광복절 티셔츠 등을 내놓으며 애국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신성통상은 올젠, 지오지아, 앤드지, 탑텐 등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의 수출 사업도 펼치고 있다.

관계사인 에이션패션은 의류 브랜드 '폴햄'으로 유명하다. 에이션패션 박희찬 대표(전 신상통상 상무)는 신성통상 염태순 회장의 사위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연봉 삭감, 주3일 근무 시행 등도 고려해봤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 1~2개월 만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해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전에 당일 해고를 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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