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없는 상황에서 '혈장 치료' 대안으로 떠오른다
양동훈
ydh@kpinews.kr | 2020-04-08 15:49:46
대량 생산 어려워 다수 환자에 사용 어려움
신약 개발은 오래 걸려 대안으로 관심 커져
코로나19에 대한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세브란스병원이 7일 혈장 치료를 통해 중증 환자의 치료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혈장 치료의 실효성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혈장 치료는 건강을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된다는 점을 이용해, 완치자의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한 뒤 치료 중인 환자에게 수혈하는 방법이다.
혈장 치료의 경우 오래 전부터 시도된 바 있는 전통적인 치료 방법이지만, 최근에는 특수한 상황 이외에는 잘 쓰이지 않고 있다.
타인의 혈액을 받는 특성 상 원하는 항체만 정확히 수혈받는다는 보장이 없고, 쇼크를 일으킬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이 오히려 악화하거나 폐 손상이 심화할 수도 있다.
이번 혈장 치료를 주도한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혈장 치료가 나름의 부작용들이 있고 대규모 임상시험이 없어 과학적인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또한 완치자의 혈액을 활용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어려워 다수의 환자에 사용할 수 없고, 냉동보관을 해도 2년 정도가 한계라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혈장 치료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의 주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13일 발간된 논문에서 존스홉킨스대 아르투로 카사데발 교수와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리젠 피로프스키 교수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맞아 전 세계 의료기관은 혈청 항체를 이용한 치료법을 신속하게 사용할 준비를 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혈장 치료가 가장 먼저 시도된 것은 중국에서다. 지난 2월 중국 상하이 공중위생임상센터 루훙저우 서기는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 주입해 병세 악화를 막고 있으며, 용태 호전에 큰 효과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달 2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대한 혈장 치료를 승인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혈장 치료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며 "임상 시험적 지침이라기 보단 혈장의 안전한 확보와 혈액관리법을 준용한 안전 기준을 만드는 가이드라인"이라고 설명했다.
혈장 치료가 여러 문제점이 있음에도 관심을 받는 이유는 신약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코로나19에 확실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약물이 없기 때문이다.
미 국립보건원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첫 안전성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사용되기 전까지 1년~1년 반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후보물질은 동물실험부터 시작해 임상 1~3상을 거쳐야 한다"며 "빨라야 1년, 길면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에는 칼레트라, 렘데시비르, 아비간 등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제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확실한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 저널에 실린 중국의 한 연구에서는 100명을 대상으로 칼레트라 사용군 연구를 했는데 실망스럽게도 효과가 별로 없었다"며 "아비간도 정작 자료를 보면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탁월하지 않은데 부작용은 심하다"고 말한 바 있다.
K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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