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침체…리츠·사모펀드 '빨간불'
손지혜
sjh@kpinews.kr | 2020-04-08 15:38:10
적체된 미매각 물량·환율 리스크로 증권사들 비상
무디스 ,6개 증권사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대상 올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시장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빌딩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와 해외리츠상품의 수익률 하락으로 증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8일 증권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등지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중단·매장 폐쇄로 인해 배당 중단·축소와 주가 급락을 겪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스탠더드&푸어스(S&P) 글로벌 리츠 지수는 연초 이후 31.87% 급락했다.미국 증시 S&P500 지수(-17.55%)의 두 배 가까운 하락률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의 해외부동산 투자펀드 설정액은 3월 말 현재 54조7935억 원으로 지난 2015년 말(11조2779억 원)의 약 4.9배로 늘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 익스포저(위험 노출) 금액이 2017년 말 약 2조7000억 원에서 작년 6월 말 현재 약 8조 원으로 급증했다고 추정했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지 부동산에 집중 투자한 증권사와 해외부동산 펀드들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상황이 최악이라 매각 자체가 어려운데 만기가 도래하면 투자자들에게는 원금 및 수익에 대한 상환은 해야 하니 일단 회사에서 부동산을 싼값에라도 팔아야 한다. 부동산 시세가 급락했으니 회사의 손실률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증권사들이 인수한 해외부동산을 펀드 등에 재매각(셀다운)하지 못한 미매각 물량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작년 10월 한신평은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미매각 물량이 작년 6월 말 현재 약 1조30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추정했다.
한신평은 당시 "과도해진 익스포저는 경기 사이클이 바뀌고 자산 가격 하락이 시작될 시점에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환율 리스크도 있다. 해외에서의 수입이 원화가 아닌 해당 국가의 통화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한 현시점에서 증권사들의 손실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6개 증권사들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들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DLS) 관련 거래와 해외부동산 투자 등의 취약성이 커졌다고 무디스가 진단한 것.
무디스 측은 "이들 증권사가 국내외 투자기회를 모색하면서 대체투자 자산 판매를 늘렸다"면서 "대다수 증권사의 자산 재판매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장기간 자금 공급을 유지해야 하고 자산평가손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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