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올해 마이너스 성장 현실화하나…쏟아지는 역성장 전망

강혜영

khy@kpinews.kr | 2020-04-08 13:23:01

한경연-2.3%·노무라-6.7%…국내외서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 전망
오는 23일 1분기 성장률 발표 주목…정부·한은도 "역성장 배제 어려워"
전문가 "현재는 비상경제 상황…성장률 수치보다 위기극복에 주력해야"

연초만 해도 2%대 경제 성장을 논하던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가 큰 충격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라 나오면서 올해 한국 경제가 뒷걸음질 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경제분석기관·신용평가사·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최저 -6%대까지 하향 조정한 비관적인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올 하반기까지 지속되는 최악의 경우 수출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다만 현재는 비상 경제 상황인 만큼 성장률 수치보다 경제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여러 척의 선박들이 수출입 화물을 실어나르고 있다. [문재원 기자]

노무라 -6.7%, 한경연 -2.3%…국내외서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 전망

8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3%를 기록해 IMF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연은 "정부의 코로나19 충격 극복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로는 장기간 점진적으로 진행돼 온 경제 여건의 부실화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른 생산·소비활동, 대외적으로는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흐름을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민간소비 -3.7%, 설비투자 -18.7%, 실질 수출 -2.2% 등도 각각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과 관련해 지금까지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6.7%를 제시한 노무라증권이다.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감염 전개 국면에 따른 성장률 전망을 기본(Base), 좋은(Good), 나쁜(Bad) 시나리오 등 세 단계로 나눠 각 시나리오에 따른 올해 성장률을 -6.7%, -12.2%, -5.5%로 각각 전망했다. 이 밖에도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3.0%로 제시했고 모건스탠리 -1.0% UBS -0.9%, 스탠다드차타드 -0.6%, 피치 -0.2% 등도 마이너스 성장을 점쳤다.

당장 1분기는? 정부·한은도 "역성장 가능성 배제 못해"

한국은행이 오는 23일 발표하는 올해 1분기 GDP 성장률도 0%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와 한은 역시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올해 1분기 장률과 관련해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소비·투자·수출 파급영향을 따져본다면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감염병으로 인한 불안감에 접촉을 꺼리고 이동을 제한하게 되면 한국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엔 타격이 더 크다"고 우려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2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 있느냐는 질의에 "코로나19 발발에 그 영향이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며 "1분기에 충격이 상당 부분 집중될 것으로 예상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이 시차를 두고 2분기에 가시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들에서 3월 후반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한 것을 감안하면 1분기까지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확장적 재정정책, 성장률 방어할까…"성장률보다 위기극복에 주력해야"

전문가들도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부의 재정정책이 성장률 방어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장기간의 고통스러운 기간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커지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많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사태가 종식됐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미국, 유럽 시장이 안정이 안 되면 수출에 차질이 빚어져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도 "코로나19가 상반기 중에 안정이 돼 한국 및 세계가 경제활동을 시작하면 마이너스까지는 안 갈 것 같지만,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지속해서 국경 간 경제활동이 위축되면 마이너스 성장까지도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힘입어 마이너스 성장은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지출을 늘리게 되면 성장률에 플러스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대대적인 재정정책을 펼 것으로 보이는 현 상황에서는 특별히 위기 상황이 아니라면 0% 미만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설령 올해 역성장을 하더라도 성장률 수치 자체보다는 위기 극복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성장률을 신경 쓸게 아니라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는 게 경제에 가장 건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률은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성장률이 오르면 고용과 소득도 같이 오를 때 유의미한 것"이라며 "지금은 결과가 마이너스가 1%여도 위기 극복을 빨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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