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론 투표하라고 해놓고선 정작 학교선 '정치활동 금지'
김지원
kjw@kpinews.kr | 2020-04-06 17:05:27
'집회 시 교장 승낙' 등 구태 규정 상존
만 18세의 투표 참여가 법적으로 보장됐음에도, 청소년의 정치 활동을 억압하는 '집회 시 교장 승낙 필요'와 같은 '학교 규정'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청소년 정치활동 보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학벌없는사회) 모니터링 결과, 광주지역 전체 64개 고교 중 36개교(56.2%)가 학생생활규정에 정당 또는 정치 목적의 사회단체 가입 금지, 정치자금 기부 금지, 정치 활동 시 징계 등 금지활동 조항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학교는 해당 학생을 '퇴학' 처분토록 했다.
6일 광주시교육청과 시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는 4월15일 치러지는 제21대 총선 광주지역 선거인수는 120만7972명으로, 이 가운데 선거권 연령 하향으로 투표권을 얻은 만18세 선거인은 고3 5622명을 포함해 1만8342명에 이른다. 고3 유권자만 놓고 보면, 만18세 선거인의 30.6%에 달한다.
학벌없는사회 조사에 따르면, 광주지역 전체 고교 중 교육청의 참정권 보장 공문발송 이후 정치활동 금지 조항을 삭제한 학교는 2개교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학교는 제재조항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집회할 때 교장 승낙을 얻어야 하며, 교내에 게시물을 부착할 시 승인을 받는 등의 집회·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항이 발견됐다.
이 밖에도 일부 학교는 불온문서를 제작·게시·배포하거나 백지동맹을 주도·선동하면 징계하는 조항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학벌없는사회는 "독재정권 시절 만들어졌을 법한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만18세인 고등학생(2002년4월16일 이전 출생)도 다가오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처럼 투표권 행사에 대한 법적 보장은 이뤄졌으나, 정작 학내 규정으로 정치활동을 금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벌없는사회는 "만 18세 선거권 부여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었음에도, 위 개정안이 무색하게 청소년 정치 활동을 억압하는 규정이 학교현장에서 아직 시정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광주광역시 관내 고등학교의 학생생활규정 및 관련 규칙에 명시된 정치활동 및 집회, 교내외 활동 등 금지에 관한 조항을 조속히 삭제할 것을 교육 당국에 촉구한다"며 "청소년 정치기본권의 대의 안에서 인권침해 규정이 대대적으로 정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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