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합니다] 총선 '당선 가능성'은 도대체 왜 물어볼까
양동훈
ydh@kpinews.kr | 2020-04-02 16:16:19
"지역 분위기·성향·기대 등 해석 지표 의미" 의견도
각종 언론에 보도되는 총선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도' 항목과 함께 '당선 가능성' 항목이 등장한다. '당선 가능성'이란 도대체 뭘까. 왜 물어보는 것일까.
'당선 가능성' 항목을 묻는 질문은 여론조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당신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와 상관없이, 당신의 지역구에서 누가 당선될 것이라고 보십니까?'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지도 항목은 그 의미가 명확하지만 당선 가능성 항목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리송하다.
일반인들의 생각은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쪽이다.
윤상은(25) 씨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언론이 자꾸 보도해주면 무의식 중에 그 후보를 찍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표심 왜곡을 우려했다. 이어 "문항 자체가 가진 의미는 딱히 없어 보이고, 굳이 왜 물어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모 씨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 가능성 항목이 낮게 나오면 경각심을 갖는 효과 정도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거 흥행을 위해 물어보는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20대 유권자 박 모 씨는 "누가 이길까? 라는 질문이 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이지 않겠나"고 견해를 밝혔다.
UPI뉴스는 저널리즘스쿨 교수와 여론조사기관 관계자 등 4명의 전문가에게 '당선 가능성'의 의미를 들었다.
우선 '당선 가능성'이라는 표현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 A 씨는 "언론에서 쓰는 당선 가능성이라는 표현은 무리가 있다"며 "당선 가능성은 말 그대로 확률인데, 당선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의 비율을 가능성이라고 쓰기에는 개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표현한다면 '당선 예상 후보' 정도가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는 부분은 지지도 항목이 당선 가능성 항목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점이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원장은 "보조적인 의미로 봐야 한다"며 "언론에서 이걸(당선 가능성 항목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지지율 중심으로 기사를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동영 실장은 "해석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지지도에 대한 문항이 지표로서의 의미가 더 클 것 같다"고 했다.
A 씨는 좀 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당선 가능성은)그렇게 유용한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사에서 요청하니까 항목에 넣긴 하는데 크게 탐탁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른 여론조사기관 관계자 B 씨는 "굳이 말씀드리자면 유권자의 표심이 직접적으로 나타난 후보 지지율 부분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 교수는 "지지율이 보여주는 현재의 객관적인 판세 외에 유권자들이 인식하는 주관적인 당선 가능성 구도를 보여주는 것이라 보조적인 의미가 있다"며 보조 도구로서의 의미는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B 씨는 해당 지역의 성향을 알아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B 씨는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서 여권 후보가 지지율이 높은데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 야권 후보가 높게 나온다면, 이 지역이 본래 야권 성향이 강한 곳이었다는 의미를 유추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아주 박빙인 경우라면 해당 항목도 참고자료로 쓸 수 있을 것이고, 지지율 차이가 유의미하게 난다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사 입장에서는 지지율은 한 쪽이 높은데 그 항목은 반대쪽이 높게 나온다면 보도할 때 균형 잡기 좋을 것"이라며 "그래서 이 항목을 계속 조사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실장은 "해당 지역구 사람들이 누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문항은 기본적으로 동네에서 돌아가는 분위기나 느낌 같은 것이 반영되며, 또한 지지 후보에 대한 기대도 들어가 있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