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영화계 '패닉'...정부 무대책에 CGV·롯데·메가박스 '이중고'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3-19 17:52:17
관객 15%로 줄었는데…방역비·손소독제 지원뿐
CGV, 중국·터키 극장도 휴업…메가박스, 상장 차질 불가피
"한 상영관에 관객이 3명밖에 안 되는데 지원책은 하나도 없네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연일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영화업계는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전무하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내 영화관 총관객 3만6447명을 기록했다. 영진위가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이후 18일까지 3일 연속으로 관객 수는 3만 명대에 그쳤다.
앞서 주말인 지난 15일에는 총관객이 8만9077명으로 집계되며 '주말 하루 관객 10만'도 무너졌다.
주말(토~일요일) 관객은 코로나19가 대거 확산하기 전인 2월 셋째 주 121만 명이었으나 넷째 주 50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후 3월 첫째 주 29만 명, 둘째 주 23만 명, 셋째 주 19만 명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관객이 한 달 만에 15%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지난 18일 박스오피스 1~5위 영화의 좌석판매율은 평균 3.4%에 불과했다. 100석짜리 상영관에 관객이 겨우 3명만 들어온 셈이다.
극장 관객 감소는 극장 운영업체뿐 아니라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의 경영난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티켓 판매 수익을 극장, 제작사, 배급사가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개봉을 연기한 영화들은 이미 집행한 홍보마케팅비 예산에 대한 손실도 감수하고 있다. 당초 2월~4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한 영화는 50편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신작 촬영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촬영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영화업계에 마땅한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영화발전기금 부과금 납부 유예를 제외하면 방역비와 손소독제 지원뿐이다.
극장업계 관계자는 "주무부처인 영화진흥위원회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영화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영화산업 수직 계열화 등을 이유로 대기업에 무조건적인 부정적 시선을 갖고 있어 대기업 극장업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형편도 안된다"고 토로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3월 16일 자로 '관광·공연업 등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 고시'를 제정했다.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6개월간 사업주와 근로자(퇴직자 포함)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직업훈련 등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었다. 여행업,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공연업 등 4개 업종이 대상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직접적이고 심각한 피해를 받은 업종들이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지만, 영화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영화업계는 영화발전기금 납부 유예가 아닌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통해 "관객 급감으로 현재 상영관들은 폐업 위기에 처해 있다"며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의 일시적 면제방안을 강구해 상영업계의 경영난을 해소하고 상영관을 살리는 데 앞장서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극장업계 '톱 3'인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올해 사업계획에 큰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CJ CGV는 지난 17일 터키 내무부의 요청에 따라 터키 소재 극장을 일시 휴업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CGV는 지난 1월 말부터 중국 소재 극장 영업도 중단한 바 있다. CGV의 중국과 터키 매출을 합산하면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28%에 달한다. 미국과 베트남 호찌민 등 다른 국가 일부 극장들도 최근 휴업에 들어갔다.
증권업계는 CJ CGV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33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가박스는 당초 올해 상반기 상장 추진을 계획했으나, 일정을 연기할 계획이다. 메가박스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에게 투자를 받으면서 2021년 4월까지 상장을 마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최근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있고, 동종업계 상장사인 CJ CGV의 시가총액은 3005억 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도 상장 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시장 상황에 따라 서두르지는 않을 계획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달부터 임원들이 임금 중 20%를 자진 반납했다. 직원들은 희망자에 한해 무급 휴가를 한 달에 이틀씩 쓰고 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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