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주총 '카운트다운'…주목해야할 변수는?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3-19 17:15:34
한진칼 "반도건설 자본시장법 위반" 의결권 제한될 수도
3자 연합, 대한항공 사우회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한진칼 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두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3자 연합' 측의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승부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한진칼 주주인 카카오는 당초 중립 노선을 택할 것으로 보였으나, 현재 의결자문사와 논의를 진행하는 등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다시 조원태 회장 편에 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국내외 의결자문사들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연임안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 등이 현재진행형이다.
'캐스팅보트' 쥔 국민연금…소액주주 표심 어디로?
양측의 표 대결이 접전 양상을 띠는 가운데 국민연금을 비롯한 소액주주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의 의결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KCGS(한국기업지배구조원)는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든 상황이다.
앞서 ISS는 사내이사 후보인 조원태 회장,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경험과 경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KCGS는 조 회장 선임에 찬성을, 주주연합 측 후보에 대해서는 '불행사'를 권고했다.
ISS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이며 KCGS(한국기업지배구조원)는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로 알려져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SS와 KCGI 등이 조원태 회장 쪽 손을 든 상황에서 조 회장이 승기를 잡은 건 맞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역시 조 회장 연임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며 사실상 '3자 연합'의 손을 들어줬다.
서스틴베스트는 이같은 권고 이유에 대해 "2018년 8월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제재는 조 회장의 비정상적인 경영 행태에서 촉발된 측면이 있다"며 "두 차례 진에어의 경영문화 자구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국토부 제재가 현재까지 유지되게 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3자 연합의 손을 들어준 서스틴베스트의 권고가 지대한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SS와 KCGI가 국민연금의 의결 자문사인 점을 고려하면, 이 두 곳의 의견이 국민연금을 비롯한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약 2.9%로 크지 않다. 그러나 양측의 지분 격차가 초접전 양상을 띠는 상황에서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칼 "3자 연합, 자본시장법 위반"…금융위 조사 요청
양 측은 상대방이 가진 의결권을 제한하려는 시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진칼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지분공시심사팀)에 3자 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와 처분을 요구하는 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
이 중 의결권과 관련된 것은 한진칼이 제기한 반도건설의 허위 공시 의혹이다.
한진칼은 반도건설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 자는 보유목적을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는 '대량보유상황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반도건설이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에서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병기했다가 올해 1월 10일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꿔 공시한 것과 관련,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경영 참여를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명백한 허위 공시라는 것이다.
현재 3자 연합이 지분 공동 보유 계약을 통해 확보한 지분 중 의결권이 유효한 지분은, 이번 주총 기준 약 32.06%다. 실제 허위 공시로 결론 나면 이번 주총에서 반도건설이 보유한 의결권이 유효한 지분(8.2%) 중 5%를 제외한 나머지 3.2%의 의결권은 제한될 수 있다. 이 경우 3자 연합의 의결권이 유효한 지분은 28.86%로 떨어진다.
양 측의 지분 대결이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3자 연합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자 연합, 대한항공 사우회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3자 연합 측은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3.8%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문제 삼았다.
3자 연합 측은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3.8%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이들은 "이들 단체들은 모두 대한항공이 직접 자금을 출연한 단체들이고, 그 임원들도 대한항공의 특정 보직의 임직원이 담당하는 등 조원태 대표이사가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단체들로서 그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의 자가보험 및 사우회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은 조원태 대표이사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자본시장법)에 따른 대량보유변동보고시 합상해서 보고하여야 하는 그의 특별관계자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조원태 대표이사는 그러한 대량보유변동보고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이들 단체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들은 대량보유변동보고 위반으로서 자본시장법에 따라 의결권 행사가 금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원태 회장 측의 우호지분율은 약 36.25%인 상황에서 법원이 3자 연합 측의 손을 들어주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율은 약 32.45%로 줄어든다.
서로를 향한 '의결권 제한 공세'의 결과나 나오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주총 전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가처분'의 경우 그 결과가 빨리 나올 수 있다"며 "주총 전에 이에 대한 결론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진칼이 반도건설에 허위 공시라며 금감원에 처분을 요구한 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주총 전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 이번 주총 변수로 작용할까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주총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한항공이 에어버스로부터 약 180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3자 연합은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며 나섰고, 한진그룹 측은 근거 없는 명예훼손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3자 연합은 "이와 같은 심각한 범죄 행위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에서 발생한 것에 분노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엄정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을 되풀이되지 않도록 관계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진 측은 "조원태 회장은 이번 리베이트 의혹과 무관하다"며 근거 없는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조치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리베이트 이슈의 경우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주총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리베이트 이슈의 경우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다만 만약 문제가 있다는 쪽으로 판결이 날 경우, 정관에 형사 이슈가 있는 이들에 대해 이사직을 상실한다는 내용이 있는 등 추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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