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없이 구두 퇴사 통보…法 "퇴직위로금 줘도 부당해고"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3-17 17:11:35

"위로금 퇴직 합의 인정할 사정 해당하지 않아"

회사가 퇴사 통보 뒤 퇴직위로금이라며 준 돈을 받고 다른 회사에 옮겼어도 구두로 퇴사 통보를 했다면 이전 회사에 대해 부당해고를 주장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법인 대표의 수행기사로 일하던 A 씨가 중앙노동위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뉴시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법인 대표의 수행기사로 일하던 A 씨가 중앙노동위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회사가 A 씨 의사에 반해 일방적 의사로 근로관계를 종료함으로써 해고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해고사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는데 회사 대표이사는 구두로 통지했을 뿐이어서 해고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퇴직위로금이 지급된 점 등을 보면 퇴사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닌가 의심이 들 수 있지만, 퇴사 합의를 인정할 사정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면서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생계유지를 위해 급하게 다른 기업에 입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A 씨는 2018년 8월부터 자동차부품 제조·판매업을 하는 B법인 대표이사의 수행 운전기사로 근무했다.

입사한 지 한 달여가 지났을 무렵 대표이사는 "나랑 안 맞는다"며 퇴직을 권유했다.

A 씨는 "지금 말한 건 부당해고"라며 반발했고, 이에 대표이사는 "아니다. 권고사직"이라고 말했다.

다음날부터 A 씨는 출근하지 않았지만, B 법인 직원은 같은 해 10월 전화를 걸어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출근하지 않았고 C 사에 입사했다. 이후 B 법인은 약 345만 원을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A 씨에게 지급했다.

다음해 1월께 C 사에서 퇴사한 A 씨에게 B 법인 직원은 '2월부터 출근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지만, A씨는 원직 복직이 아니라며 출근하지 않았다.

이후 A 씨는 '해고하면서 해고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며 구제신청을 했고, 지방노동위에서는 인용됐지만 중앙노동위에서 기각됐다. 이에 A 씨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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