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코로나 여파 경기위축 장기화 가능성"
강혜영
khy@kpinews.kr | 2020-03-16 20:32:39
"경기 위축 돼 부동산 가격 단기적으로 계속 상승세 이어가기는 제한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0.5%포인트의 '빅컷' 금리 인하 단행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후 인터넷 생중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많은 지역으로 퍼졌으며 그 영향도 상당히 장기화할 것으로 봤다"며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기 위해선 그들의 차입 비용을 가능한 큰 폭으로 낮출 필요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후 4시30분 임시 회의를 소집하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내렸다. 임지원 금통위원은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한은은 이와 함께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0.50~0.75%에서 연 0.25%로 낮춰 2020년 3월 17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동성을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에 은행채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는 "금융시장 상황이 가변적이라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 '실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지금에 와서 판단해도 2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며 "2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많이 꺾인 상황"이라며 "그리고 다른 나라나 주요국이 정책금리를 조정해 금리정책 방향이 결정된 시점이고 이 시점에서 지금이 오히려 금리 인하 효과가 더 잘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것이라는 지적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단기적으로 보면 위축 우려가 상당히 높아졌고 국내 심리도 상당히 타격을 받았다"며 "부동산 가격이 단기적으로 계속 상승세 이어가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주까지만 해도 25bp(1bp=0.01%포인트) 인하 예상이 많았는데 50bp 인하한 배경은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많은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경제활동 위축의 정도도 당초 예상보다 크고 영향도 상당히 장기화할 것으로 봤다. 그런 상황에서는 취약부문, 특히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들이 그 기간 동안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기 위해서는 차입비용을 좀 가능한 한 큰 폭 낮출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미 연준이 며칠 사이에 금리를 150bp내렸다.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도 이어졌다. 주요국, 특히 연준의 큰 폭 인하가 한은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 줬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1%대도 가능한가
"지난달 전망을 2.1%로 내놨는데, 그때는 3월쯤 정점이 되고 그 이후 진정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이렇게까지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날 줄은 예상외다. 이에 당초 전망했던 숫자보다는 낮아지지 않겠는가. 당연히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 같고 코로나19 확산을 예단키 어려워 현시점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현재로서는 중요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단지 지난번보다는 아래쪽으로 갈 리스크가 훨씬 커졌다."
—미국 신용시장 위험이 얼마나 큰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에서 소위 회사채 시장 규모가 한 10년 동안 50% 증가해 2019년 말 기준으로 보면 10조 달러에 이를 정도로 크게 확대했다. 미 연준의 적극적인 완화정책으로 인해 회사채시장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는 데 어려운 상황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회사채 시장의 50%에 해당하는 트리플B 등급 회사채가 투기등급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한다던가 하는 식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실효 하한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 같다. 실효 하한은 고정된 게 아니고 소위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 특히 주요국의 정책금리 변화, 이런 것에 따라 상당히 가변적이다. 한국은행으로서는 그런 여러 가지 경제 여건 변화에 대해서 모든 수단을 다 망라해서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에도 채권·주식 등 금융시장 약세인 이유는
"주요국 정부 중앙은행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불안한 것은 각국의 통화정책만으로는 근본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인식이 첫 번째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만약 이것이 코로나19 상황이 조기에 종료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게 아니겠느냐는 우려가 있다.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 공조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완화하는 데는 기여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한미 통화스와프 검토한 적 있는가. 체결 필요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국내외 외환시장이 불안해졌을 때 한미 통화스와프가 시장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그 효과나 필요성은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더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자세히 더 언급하기엔 곤란하다."
—금리 인하로 환율상승 압력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대외금리차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어떻게 바뀌는지 투자심리에도 주로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미 연준이 대폭 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이런 걸 고려하면 금리 인하에 따른 환율상승압력, 자본 유출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했을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
"지금 판단해도 2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한 조치 같다고 생각한다. 만일 그때 금리 인하를 했다면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보다도 지금 상황이 더 리스크 높아졌지만, 그때도 경제 상황 상당히 엄중하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과거에 전염병 사례보다도 더 영향이 크고 오래갈 거라고 했었다. 그런 인식을 금통위가 다 하고 있었다.
통화정책 여력이 크지 않아 제로금리까지 못 가는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조정은 타임리하게 시점을 잘 골라야겠다. 그래서 재정정책과의 조화도 그때 언급했었다. 오늘 금리를 인하하기까지 과정을 보면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확진자 급증세가 많이 꺾였다. 그리고 다른 나라가 주요국이 정책금리를 이미 낮춘 시점이고, 이 시점에서는 2월보다 지금이 오히려 금리 인하 효과가 더 잘 나타날 것으로 판단했다. 실기론이라고 하는 것은 잘 짚어보시면 아마 타이밍은 지금이 훨씬 적기라고 많은 사람이 생각할 거다."
—한은이 쓸 수 있는 비전통적 수단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소비위축, 생산 차질로 나타나지만. 꼭 금융 쪽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는 거다. 상황이 엄하기 때문에 한은이 단계별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은 테이블에 올려놓고 점검도 했고 오늘은 일단 금리와 유동성 공급 확충 기반을 다지는 의미에서 대상 증권 확대했다. 한은법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필요한 대응을 하고 있고 또 대응할 것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변동성 대응 방안은
"지금 단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가 상당히 커졌고 국내 심리도 상당히 타격을 받았다. 그렇게 보면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세 이어가기는 어렵지 않나. 물론 경제활동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땐 어떻게 될까 걱정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본다. 실물경기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가 워낙 크므로 특히 사태가 몇 달 간다고 보면, 취약부문 소위 자영업자 특히 서비스업 중심으로 생존할 수 있는 걸 지원하는 것이 상당히 우선돼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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