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 공간서 떠들고, 침 뱉고…"비매너 넘어 두려움 대상"

양동훈

ydh@kpinews.kr | 2020-03-13 15:41:43

엘리베이터 수다, 대중교통 전화, 흡연 중 침 뱉기
예전에는 눈살 찌푸렸고, 코로나 이후엔 무서워져
"모두 예민해져 있어…배려심으로 위기 이겨내야"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시민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전파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평소에는 시민들이 불편함 정도만을 느끼던 행동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이제는 두려운 행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원룸에 거주하고 있는 대학생 김모(25) 씨는 최근 엘리베이터에서 불편한 경험을 했다.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남녀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로 크게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김 씨는 "평소라면 그냥 '왜 저렇게 시끄럽게 말하지' 하고 말 텐데 요즘은 좀 무섭다"며 "엘리베이터에서 전염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좁은 공간에서는 비말(침방울)을 통한 전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갇힌 엘리베이터에서 소리내 얘기하는 행위는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쾌함을 넘어 두려움까지 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서울 도심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는 서모(37) 씨는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는 엘리베이터가 거의 만원이다. 이런 가운데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 옆에 있던 다른 사람이 '요즘 이런 데서는 조용히 합시다'라고 말해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지하철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을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엘리베이터뿐 아니라 모르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어디든 비슷하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역시 눈총의 대상이 된다.

매일 만원 버스로 출퇴근한다는 직장인 최모(31) 씨는 "버스를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이는 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친 상태로 통화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며 "조용조용 통화하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시끄럽게 열변을 토하는 걸 보면 침이 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임모(28) 씨는 "예전보다 사람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출퇴근 시간에는 꽉 껴서 가야 한다"며 "원래는 무신경한 편인데, 요즘은 옆의 사람이 웃음만 크게 터뜨려도 예민해진다"고 전했다.

흡연자들은 더욱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평소에도 많은 사람이 불쾌하게 여기는 행동인 '침 뱉기' 때문이다.

침을 뱉는 행동이 과거에는 '지저분하다'라고 인식됐을 뿐이지만, 이제는 '침이 튀어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로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막론하고 침을 뱉는 행위에 대한 불쾌감은 과거보다 커진 모양새다.

회사 밖에 설치된 흡연 공간에서 자주 담배를 피운다는 오모(55) 씨는 "흡연자들은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거나 피운 뒤 침을 뱉는다. 그런데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침을 뱉는 사람 옆에 있다가 소름이 돋는 경험을 했다"고 거부감을 피력했다. 

흡연자 이모(54) 씨 이야기도 비슷했다. 이 씨는 우선 흡연장 자체를 기피하게 됐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모여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우는 장소 자체가 불편하다"고 했다.

비흡연자인 박모(33) 씨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보면 멀리 돌아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담배 냄새는 참을 수 있는데, 침을 뱉는 걸 보면 튈까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장 최악인 건 아무 데나 침을 뱉는 사람들"이라며 "미세한 비말(침방울)은 2미터 이상 공기 중에 날아간다고 하는데 옆사람이 침을 뱉으면 당연히 기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회사원 정모(45) 씨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예민해져 있는 시기다. 다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 위기를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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