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투표 도입에…선관위 "현실적으로 어려워"
장기현
jkh@kpinews.kr | 2020-03-11 16:11:05
"투표자 마스크 지급, 예산·물량 문제 어려워"
재외국민 투표에 대한 대책 마련 지적도 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4·15 총선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차에서 내리지 않고 투표하는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하자는 제안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영수 선관위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 투표가 가능한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의 질의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박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투표 방식은 본인 확인과 기표소에서의 기표, 본인이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것 등으로 진행된다"며 "이 많은 절차를 차 안에서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관위가 확보한 장소에 차가 직접 가서 (드라이버 스루 투표를) 할 만한 장소가 없다"면서 "새로 장소를 마련할 수도 없고, 통신장치 설치에도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이 이미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하고 있는 해외 사례를 소개하자 박 사무총장은 "네덜란드도 차를 타고 가지만 직접 내려서 기표한다"며 "그래서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이 거듭 난색을 표하자 행정안전위원장인 민주당 전혜숙 의원도 나서 "학교 운동장이든 어디든 설치해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지, 못한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사무총장은 "진정성과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드라이브 스루는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움이 많다"고 재차 강조했다.
야당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미래통합당 이진복 의원은 "차 안에 동행자가 있으면 비밀투표가 안 되고, 현장에서 직원이 본인 확인, 투표용지 확인 등을 해야 한다"면서 "만약 감염위험이 있으면 방역복을 다 착용해야 하는데, 굉장히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안위 회의에서는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박 사무총장은 "예산 문제가 있고,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마스크를 안 가져오는 경우에 대비해 800만 장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재정당국은 '개인이 위생을 책임지는 것이 맞다'며 거부했다"며 "예산 문제가 아니더라도, 현재 마스크 물량이 공적 판매되고 있어 선관위가 확보하는 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재외국민 투표와 관련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의원은 "일본·중국·이탈리아 해외동포들에 제재를 가할 가능성은 없느냐"면서 "재외동포도 투표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사무총장은 "이탈리아는 이동이 제한돼 재외공관(대사관·영사관) 사실상 투표가 어려울 것 같다"며 "투표를 못 하게 하는 것까지는 고려하지 못했는데, 외교부와 상의해보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행안위는 이날 행안부 소관 추경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행안위는 대구·경북 등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대한 지원 시기와 규모 조정, 신속한 기부금 집행과 재난안전특별교부세 조기 지급 등 부대의견을 추경안에 첨부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