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중원 기수 부인 단식농성…"진상규명 전엔 장례 못해"

양동훈

ydh@kpinews.kr | 2020-03-04 14:37:42

"남편이 스스로 목숨 끊은지 97일, 장례도 못 치러"
"마사회는 회피하고, 문 정부는 추모공간 폭력 철거"
종로구청, 지난달 27일 오전 농성 천막 행정대집행

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주장하며 이를 비판하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가 단식에 돌입한다.

▲ 고 문중원 기수의 천막농성장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에서 문 기수의 아내인 오은주 씨와 장인어른인 오준식 씨가 철거된 농성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정병혁 기자]

오 씨는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인근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한맺힌 단식을 통해 남편의 죽음을 절대 이대로 넘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 씨는 "지난해 11월 29일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97일이 되기까지 상복을 벗지 못하고 있다"며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이유는 남편이 눈물과 고통으로 써내려 간 세 장 유서 내용의 진상을 밝히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마사회는 여섯 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들의 죽음 앞에서 단 한번도 적극적으로 책임 있는 자세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그래서 제 남편이 일곱 번째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사회는 제 남편이 죽은 근본적인 원인을 회피하는 태도로 유가족을 조롱하고 있다"며 "그런 공공기관의 책임자인 문재인 정부는 유가족의 호소를 짓밟고, 외면하고, 공권력을 앞세워 추모공간을 무자비하게 폭력 철거했다"고 주장했다.

오 씨는 "저희는 가족을 잃었고 다시는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다"며 "적폐 공공기관을 비호하며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제 한과 분통 터지는 마음을 담아 단식농성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29일 문중원 기수가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시민대책위는 정부서울청사 인근에 시민분향소와 천막농성장을 설치하고 문중원 기수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마사회의 사과를 촉구해 왔다.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지난달 27일 오전 코로나19 사태 대응의 일환으로 문중원 기수 유가족이 머무는 천막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를 저지하던 오 씨가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시민대책위는 "석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억울한 죽음을 방치한 문재인 정부는 추모공간마저 폭력적으로 철거하고 유가족의 항의 기자회견과 108배마저 막아서고 있다"며 "100일이 되는 오는 7일 (예정된) 죽음을 멈추는 희망차량행진 등을 통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행동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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