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웨이하이…대형 마트 빼곤 공공장소 모두 폐쇄"

이원영

lwy@kpinews.kr | 2020-02-28 14:58:22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전자업체 차영섭 대표
"개학 맞아 들어온 학생 등 호텔서 2주간 격리"
300여 한인 업체들 고민…"매출 1/3 토막나"
코로나19의 창궐로 고통을 겪기론 중국이나 한국이나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위해)에서 HP프린터 중국 협력사인 서진전자를 경영하고 있는 차영섭(58) 대표가 현지 한국기업들의 어려움과 일상을 알려왔다.

▲중국 웨이하이 서진전자 차영섭 대표

뉴스에서 나왔듯 2월 24일 이후 한국발 모든 중국입국자는 국적과 관계없이 호텔에서 2주간 격리 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모든 비용은 중국에서 지불한다. 한국정부도 세세하게 지원하고 있어 격리 생활에는 큰 어려움 없이 지내고 있다.

현재 모든 식당 등 대중 모임장소는 폐쇄되었고 오직 대형 마트만 운영되고 입장 시 체온검사 및 비닐장갑 지급으로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3월부터는 일부 문을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경기도 안양 본사와의 업무 때문에 자주 한국을 드나드는데 이번에는 2월 초에 중국으로 들어와 다행히 격리되지는 않았지만 집과 회사만 오가는 외에 달리 할 게 없다. 당국에서 전화가 몇차례 걸려와 체온 등 몸의 컨디션을 물어보기도 했다.

아파트 생활은 거주 등록자에 한해서만 출입 가능하고(타인 방문 절대 불허) 오후에는 모든 귀가자에 대해 체온검사를 실시한다.

춘절 명절도 겹쳐 퇴근 후 집으로 직행하는 생활이 3주째다. 덕분에 '사랑의 불시착' 같은 한국드라마를 원 없이 보고 있다. 2월 한 달간 돈 쓸 곳도 없으니 개인 주머니는 두둑해진 느낌이다.

한국영사관과 한인회 등에서는 격리된 한인들을 위해 매일 협의를 하고 지원하고 있다. 격리 생활 중인 호텔은 비교적 좋다는 반응이다. 들리는 말로는 격리된 사람들의 경과를 며칠 지켜본 뒤 체온 등 이상이 없으면 조기 귀가시킨다고 한다.

이 지역은 최근 2주간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어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있으나 아직도 모든 아파트 입구에서 거류 등록검사와 체온측정 후 출입을 허가하는 등 감염 경계를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웨이하이 지역에도 종교 활동을 하는 한국인들이 있는데 그게 신천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중국인들도 있다. 중국인들이 특별히 한인들을 배척하는 일은 없지만, 최근 신천지 뉴스를 매우 흥미롭게 보고 나에게도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특정 종교집단에서 이런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한 것이 의아하다는 표정들이다.

웨이하이 지역에선 1차 19명, 27일 40여 명의 한국인이 격리되어 있다. 어차피 들어와야 할 사람들은 앞으로도 격리는 각오해야 한다. 격리된 사람의 대부분은 3월 학교 개학을 맞아 한국에서 돌아온 유학생들과 부모들이다. 웨이하이 한인학교 등은 개학을 4월 초로 연기했다.

한인회, 한국인 기업가 모임인 한상회, 총영사관 등에서 여러가지를 지원하고 있다. 역시 한국인들은 어려울 때 제일 단합을 잘한다.

▲한인들이 격리되어 있는 한 호텔에서 한인회와 중국 관계자들이 지원책을 협의하고 있다. [한인회 제공]

이번 코로나19로 한국기업들 피해가 아주 크다. 춘절연휴와 강제 휴무로 지금껏 약 20일간 회사 운영을 못해서 피해가 크다. 20일 중에서 춘절 연장분 10일에 대해 정규임금을 지급하라고 한다. 이래저래 고민이 크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지원책으로는 5대보험 중 회사가 지불해야하는 보험분을 6월까지 면제해 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기업체에 한해 특별히 마스크를 저렴하게 공급해주고 있다. 마스크, 체온측정(기록) 및 소방 계획이 없으면 조업을 중단시킨다.

한국 정부에서 마스크 수출을 통제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으나 중국진출 한국기업에 대해서는 마스크를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현재 한인회에서는 중국산 의료용 또는 면 마스크만 판매하고 있다.

현지 기업들은 정상 생산 활동을 못하고 있다. 원거리 지역 생산 직원들이 아직 복귀하지 못하고 있고, 돌아온다고 해도 2주간 의무 격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지침을 어기면 조업 중지 명령을 내릴 정도로 엄격하다. 

▲격리된 한인들이 묵고 있는 웨이하이의 한 호텔 로비에서 방역 직원들이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한인회 제공]

웨이하이 지역의 크고 작은 한국기업을 합치면 대략 300여 개다. 올해 2월 매출은 평월 대비 1/3 수준이다. 한국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베이징한상회에서 한인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하면 매우 힘든 상황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잦아들어서 다시 활기찬 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한국이 더 걱정되는 판국이 됐다. 한국 방역당국이 세계적 수준의 검진 시스템을 자랑한다는 외신들 보도가 있어서 든든하다. 고국에 계신 동포들에게 건승을 빈다.

KPI뉴스 / 정리=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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