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병동이 코로나19 감염 키워…인권침해의 결과"
김광호
khk@kpinews.kr | 2020-02-26 14:49:34
"감염병 상황에서 생명권 보장하지 않는 명백한 인권침해"
"정부의 코호트 격리 조치는 확진자 탈출구 봉쇄하는 재난"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에 입원 중인 정신장애인 대부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과 관련해 폐쇄병동으로 인한 '인권침해' 결과라며 장애인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요청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6일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용시설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진단과 의료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는 이미 폐쇄된 공간에서 차별을 받아오던 장애인에 대해 거주공간을 이유로 감염병 상황에서조차 기본적인 생명권을 보장하지 않는 명백한 인권침해 행위"라고 진정 이유를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먼저 코호트 격리된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전날 기준 총 1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101명이 정신병동 입원환자로, 7명은 이미 숨졌다.
중증장애인시설인 칠곡 밀알사랑의집에서도 2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전장연은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 내 첫 사망자는 연고자가 없고 20년 넘게 입원한 환자로 사망 당시 몸무게가 고작 42kg에 불과했다"며 "폐쇄병동에 갇혀있는 동안 어떤 열악한 삶을 살았으며 얼마나 허약한 면역력을 지녔는지 가늠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누구도 폐쇄병동 내의 무차별적인 집단감염을 막을 수 없었다"며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이 폐쇄병동 입원자 같은 사회적 소수자에게 얼마나 폭력적인 재앙을 불러오는지, 지역사회 의료시스템이 집단 격리수용 시설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2년 국가인권위의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정신질환 입원환자 중 75%가 강제 입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년 이상 장기입원자가 전체의 3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연은 감염 질환 등을 막기 위해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 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인 '코호트 격리'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장연은 "보건당국의 코호트 격리 조치는 이 시간에도 확진자가 서로 뒤엉켜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애초 폐쇄병동의 환경이 집단감염의 최초 발생지였다면 보건당국의 코호트 격리 조치는 이들의 탈출구를 봉쇄하는 재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폐쇄병동에 입원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살며 동네 가까운 병원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신속한 조치를 받았다면, 다른 확진자처럼 즉시 치료받았다면 참사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더는 격리 공간에 장애인을 무차별 집단 수용시킬 것이 아니라 시설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구성원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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