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수사와 기소는 한덩어리"…추미애 우회 비판

김이현

kyh@kpinews.kr | 2020-02-16 16:46:26

윤 총장, 간담회서 "수사는 기소에 복무하는 개념"
21일 전국 검사장회의 개최…윤 총장은 불참 예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사가 직접 수사한 것은 검사가 직관을 하고 소추(기소)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제시한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제'를 반박한 것이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정병혁 기자]

16일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13일 부산지검에서 가진 직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수사는 소추(기소)에 복무하는 개념이고, 소추와 재판을 준비하는 게 검사의 일"이라며 검찰의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아무 사건이나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소추 대상 케이스에 대해 수사하는 것이고, 수사는 소추대상 인물을 특정하고 소추 혐의와 공범 범위를 획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가 운영하는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에 충실한 재판준비를 한다는 마음으로 일해달라"며 "컴퓨터 앞에 앉아 조서치는 게 수사가 아니다. 소추와 재판을 준비하는 게 수사고, 검사와 수사관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이 재판에서 검사가 작성한 조서의 증거능력을 없애는 방향으로 개정됐으므로, 조서 작성 수사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지체할 수 없다"며 "이제는 수사와 소추가 결국 한 덩어리가 될 수밖에 없고, 경찰 송치 사건을 보완하는 경우에도 밀접히 소통하며 업무를 하지 않으면 공소유지가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참여정부 때부터 추진돼 온 법원의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구두변론주의 강화 등 사법개혁의 흐름을 설명하면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시스템이 바뀌는 것에 따라 검찰의 업무 시스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검은 "지난 간담회 과정에서 (윤 총장이) 수사·기소 분리 등 법무부 방침에 대해 언급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윤 총장 메시지가 사실상 추 장관의 수사·기소 주체 분리 제안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검찰 내 수사와 기소의 판단 주체를 분리하는 제도개선 방향을 언급했다. 추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검찰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직접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또다시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 장관은 오는 21일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전국 검사장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윤 총장은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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