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판 칼럼 쓴 교수 고발 논란…"민주, 이름이 아깝다"

조채원

ccw@kpinews.kr | 2020-02-13 21:26:51

지난 5일 민주당, 임미리 교수·경향신문 고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에 네티즌 "나도 고발하라"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학자를 고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칼럼은 최근 경향신문에 실린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이다.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썼다.

임 교수는 "황당하다. 민주당에 민주란 이름이 들어간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리버럴(자유주의)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말자. 나도 고발당하겠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임미리 교수의 1월29일자 경향신문 칼럼. [경향신문 칼럼 캡처]


임 교수의 칼럼은 1월29일자 경향신문에 실렸다. 민주당은 칼럼의 내용 중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쓴 것을 문제삼았다. 공직선거법의 사전선거운동 및 투표참여 권유활동 금지 위반이라는 거다.

민주당은 당 법률위원회 검토를 거쳐 지난 5일 임 교수와 경향신문을 고발했다. 임 교수 뿐만 아니라 이러한 내용을 여과없이 실은 언론사도 책임이 있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임 교수는 칼럼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과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야 대립을 거론하면서, 국민들의 깊어진 정치 혐오에 대해 "자유한국당에 책임이 없지는 않으나 더 큰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임 교수는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기 때문"이며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분노로 집권했으면서도 대통령이 진 '마음의 빚'은 국민보다 퇴임한 (조국 전) 장관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2016년 겨울 '유사 이래 처음으로 정치권력 전체가 국민의 요구에 굴복했던 때'와 달리 "정당과 정치권력이 다시 상전이 됐다"며 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정권 유지에 동원되고 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한줌의 권력과 맞바꿔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교수는 "촛불집회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죽 쒀서 개 줄까' 염려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끝맺었다.

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고발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해 "총선승리는 촛불혁명 완성"이라고 한 점,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압도적 지지"를 당부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자신의 말이 이와 무엇이 다르냐고 반박했다.

또 "민주당의 작태에 화가 나고 1987년 이후 30여 년 지난 지금의 한국 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고 밝혔다. 이날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선 "태어나 처음 고발을 당해 지금도 살이 떨리고 무섭다"면서도 "위축되지 않고 민주당을 더 비판하겠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진 않는다. 물론 민주당이 자유한국당보다 못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들에겐 훨씬 더 큰 책임이 있다. 민주당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생긴 정당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 낙선운동으로 재미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여당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비판하며 해당 칼럼 제목인 '#민주당만빼고' 해시태그와 함께 민주당을 비판하는 "나를 고발하라"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유모 씨는 "보수정권 시절, 반대자의 입에 물려 놓은 재갈을 뺄 생각이 없는거라면 민주당을 찍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이모 씨는 "표현의 자유가 우선인가, 선거법 위반이 우선인가. 나도 고발하라"고 썼다. 전모 씨는 "정부 여당이 신문에 비판 칼럼 쓴 것을 가지고 검찰에 고발하다니 이건 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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