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기업, 신종코로나에 앞다퉈 컴퓨팅 지원..."국내는 깜깜"
김들풀
itnews@kpinews.kr | 2020-02-08 11:56:36
바이두 AI, 신종 코로나 유전자 2차구조 예측 시간 크게 줄여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업부 2015년부터 유전체 연구 수행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에 대한 불안과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바이러스와 전쟁에 전 세계 과학자들이 협력해 대응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 IT기업의 인공지능(AI)과 컴퓨팅 역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하는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CSR :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 텐센트, 바이두, 중국 슈퍼컴퓨터센터 등은 자신들의 컴퓨팅 자원을 개방해 RNA 예측 알고리즘을 세계 연구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바이두는 자사의 RNA 예측 알고리즘인 리니어 폴드(LinearFold)를 전 세계 연구원들에게 공개했다. 또 현존 가장 빠른 리보핵산(RNA) 구조 예측 플랫폼도 공개했다.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바이러스의 RNA 2차 구조 예측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높이고 백신을 개발하는데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미 바이두 AI 과학자들은 리니어 폴드 알고리즘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2차 구조 예측 시간을 55분에서 27초로 크게 줄여주면서 120배나 속도를 높였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Alibaba)도 알리바바 클라우드 AI 컴퓨팅 기능을 과학연구 기관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베이징 칭화대학교(Tsinghua University)의 글로벌 건강의약품 디스커버리 연구소(GHDDI, Global Health Drug Discovery Institute)와 파트너십을 맺고 AI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를 추적하는 오픈 소스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했다.
특히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업부는 2015년부터 유전체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또한 세계 최대의 유전체 조직 중 하나인 베이징 게놈 연구소(BGI, Beijing Genomics Institute)에 고성능 컴퓨팅과 데이터 분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음식배달 플랫폼인 '메이퇀(Meituan)'과 '어러머(ele.me)'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음식 배달 라이더가 식당 직원 및 소비자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는 전용 바이러스 대응팀을 설립했다.
알리바바, 타오바오, 써닝, 징동닷컴 등은 마스크 보조금 지원과 더불어 소독제 등 의료 품목의 가격 급등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구글도 위기 대응 서비스인 SOS 경보에 실시간 바이러스 관련 시각적 정보와 경로 예측 시스템을 시작했다. 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검색 차단하고 있다.
과학계도 적극 나서고 있다. 상해 푸단대학(Fudan University) 공중보건 임상센터 보건대학원이 게놈분석 결과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 연구 기관이 잇달아 게놈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중국 과학저널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인 '충칭 VIP정보(Chongqing VIP Information)'는 웹 사이트에서 바이러스가 진행되는 동안 모든 연구 논문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아카이브 전문가 그룹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5000개가 넘는 유료 논문을 누구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다운로드할 수 있게 공개했다.
이들은 1968년~2020년까지 논문을 Sci-Hub에서 논문 제목이나 초록이 코로나바이러스(Marys and SARS) 또는 감기를 유발하는 병원체를 포함하는 5200개의 논문을 편집했다. 그런 다음 '-Archivist'라는 레딧(Reddit) 사용자가 운영하는 대규모 온라인 아카이브 프로젝트인 '디 아이(The-Eye)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엘스비어(Elsevier), 윌리(Wiley),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 등 일부 과학 논문 출판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논문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엘스비어의 경우 대규모 과학 및 의료 연구 데이터베이스인 '사이언스 디렉트(Science Direct)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여러 계통에 대한 2400개 이상의 연구 논문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편 국내 과학계는 각 분야에서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IT기업의 이런 의무를 실천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성공한 기업들은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요지부동일까. 이들이 몰라서는 아닐 것이다.
중국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적어도 IT 분야에서 재난 수준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책임'도 실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윤정구 교수는 "초연결 디지털 시대 로컬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글로벌 팬데믹(pandemic·전염병의 대유행)으로 확산되는 성향이 있다"며 "기업은 이런 재난에 직면했을 때 자신들이 보유한 플랫폼 자원을 공개해서 팩데믹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대한민국 디지털 기업은 이러한 사회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솔루션이 보이지 않는다"며 "하루빨리 글로벌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들풀 IT·과학 전문기자 itnew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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