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8차 사건' 재심 재판부 "잘못된 재판 죄송한 마음"

김광호

khk@kpinews.kr | 2020-02-06 17:05:13

"억울하게 장기간 구금…검찰·변호인 동의하면 무죄 가능성 높아"
윤씨 변호인 "무죄뿐만 아니라 '이춘재 사건' 실체적 진실 밝힐 것"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재심을 담당한 재판부가 과거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으로 20년간 수감생활을 한 윤모씨(53)가 6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 첫 공판 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6일 오전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수감 생활을 한 윤모(53) 씨가 청구한 재심 사건의 첫 공판 준비 기일을 진행했다.

윤 씨가 출석한 가운데 열린 공판 준비 기일에서 재판부는 "억울하게 잘못된 재판을 받아 장기간 구금됐다"며 "법원의 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이미 검찰은 윤 씨가 무죄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록을 제출하고 있고, 이에 관해 변호인이 별다른 이의 없이 동의한다면 무죄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윤 씨 측 변호인단은 재심 재판을 통해 윤 씨의 무죄뿐만 아니라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윤 씨 측 변호인은 "윤 씨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해도 형사소송법에 따라 당시 증거에 대한 문제점을 확인하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아울러 당시 수사 관계자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불만이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의 반론권도 보장된 상태에서 실질 심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날 경찰이 검찰로 송치한 이춘재 8차 사건 관련 수사 자료와 19권에 달하는 과거 수사 기록을 증거로 제출해 달라고 검찰 측에 요청했다.

이에 검찰 측은 "과거 윤 씨의 자백 진술이 허위이고, 최근의 결백 주장이 신빙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신속한 권리 구제를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첫 공판 준비 기일에서 재판부의 사과를 지켜본 윤 씨는 취재진 앞에서 "당시 판사들의 얼굴은 보지도 못했다"며 "그들의 사과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윤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윤 씨는 법원에서 무기 징역을 선고받고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이춘재가 8차 사건 역시 본인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이후 윤 씨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달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윤 씨에 대한 재심은 다음달 19일 한 차례 더 공판 준비 기일을 진행한 뒤, 본 재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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