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문화계 블랙리스트' 김기춘·조윤선 파기환송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1-30 14:53:41

직권남용 대부분 유죄 인정…일부 법리적 판단 잘못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점 '엄격한 판단' 필요

대법원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 대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일부를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세월호 보고 조작'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0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실장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4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2018년 1월 2심 선고가 내려진 뒤 대법원 심리를 거쳐 약 2년여 만에 다시 파기환송심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김 전 실장 등의 직권남용 행위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경합범 관계와 포괄일죄 등 일부 법리적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직권남용죄에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점에 대해 엄격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형법 123조에 규정된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법조계에 안팎에선 직권남용죄 조문상 '직권', '남용', '의무' 등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 법적 명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 바 있다.

김 전 비서실장과 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 등에 대해 이름과 배제 사유 등을 정리한 문건(블랙리스트)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기초로 정부지원금 등을 줄 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실장은 1심에서 지원배제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을, 항소심에서는 1급 공무원에 사직을 강요한 혐의도 추가로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조 전 수석도 1심에서는 국회 위증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항소심에서는 지원배제에 관여한 혐의까지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대법원에서도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면서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앞으로 불구속 상태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2017년 1월 구속됐다가 지난해 8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그러나 두 달 만에 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됐지만, 구속기한이 다시 만료되면서 지난해 12월 4일 풀려났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사건 2심에선 실형을 선고받으며 2018년 1월 법정구속 됐지만 같은 해 9월 구속만기로 석방됐다.

화이트리스트 사건 1·2심에서도 조 전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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