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들…한국문학 해외 소개 일등공신
조용호 문학전문 문학전문기자
jhoy@kpinews.kr | 2019-12-16 15:07:14
"소년의 죽은 엄마 이야기 담긴 한강 작품 울면서 번역"
"한국문학 여백 많아서 해석과 의미 부여 힘든 작업"
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는 필수 과정은 번역이고, 좋은 번역 혹은 번역가야말로 한국문학 해외 전파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사인)이 매년 연말에 선정하고 시상하는 한국문학번역상이 의미 있는 이유다. 1993년 제정돼 격년으로 시상하다 2013년부터 매년 시상했고, 올해로 17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스페인어권 윤선미(수상작 'Actos Humanos'·한강 '소년이 온다'), 영어권 김소라('The Plotters'·김언수 '설계자들'), 러시아어권 이상윤·김환('Кит'·천명관 '고래')이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들로 각각 선정됐다. 지난해 해외에서 출간된 24개 언어권 153종 번역서를 대상으로 외국인 심사, 내국인 심사, 최종심 등 3차에 걸친 심사를 거쳤다.
문화체육부장관상 수상자 윤선미는 스페인어권을 대표하는 한국문학 전문 번역가로,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 김기택 백가흠 백무산 이승우 윤흥길 작품을 스페인어로 옮겨왔다. 윤씨는 "한강의 작품들은 마음이 아픈 주제라서 울면서 번역한 적이 많았다"면서 "한국문학은 여백이 많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해 번역하는 일이 힘들지만 도전해볼 만한 작업이어서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영어권 수상자 김소라는 공지영 배수아 신경숙 전성태 편혜영 황석영의 소설을 영미권에 알려왔다. 김씨는 "번역의 어려운 점은 작품과 작가마다 다른데, 김언수의 '설계자들'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욕이 많아 그 느낌을 살리느라 힘들었다"면서도 "그것 때문에 작업 과정은 흥미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어권 수상자 이상윤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번역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힘들었다"면서 "특히 죽은 소년의 엄마 이야기를 번역할 때는 저 또한 애기엄마라서 울면서 번역했다"고 밝혔다. 같은 언어권 수상자 김환은 "한국문학이 해외에서 각광받으려면 뭐니뭐니해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면서 "예술 언어가 독특해서 한국에서 인정받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인정받으려면 엄청나게 번역을 잘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에 한국문학을 전파하는데 기여한 개인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한국문학번역원 공로상'은 스페인의 피오 세라노와 미국의 최돈미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작가이자 출판인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 직접 설립한 베르붐 출판사(Verbum)을 통해 한국문학 번역서를 50권 이상 출간해온 피오 세라노는 "한국문학은 중국 일본에 비해 너무 늦게 스페인에 알려졌다"면서 "스페인중앙도서관에 한국문학 카테고리가 생기고 서점에서도 한국 문학 작품을 한두 권씩 찾아보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라고 소개했다.
한국문학번역신인상(18회)은 배영재(영어권), 클로에 고티에(프랑스어권), 마틴 무르지글로트(독일어권), 박정효(스페인어권), 클리멘코 올가(러시아어권), 장기남(중국어권), 이토 마키(일본어권), 두 티 타인 트엉(베트남어권)이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경희(한국문학번역원 번역교육본부) 본부장은 "올해는 그동안 현대문학만 대상으로 하던 심사에서 고전 근대 작품까지 확장했다"면서 "공모 언어권도 확대해 올해 베트남어를 추가한 데 이어 내년에는 아랍어권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조용호 문학전문 기자 jh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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