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뇌물수수·배임 등 혐의로 피소

장성룡

jsr@kpinews.kr | 2019-11-22 12:00:06

이스라엘 사상 첫 '현직 총리' 기소…정치인생 최대 위기

이스라엘 최장 총리로 재임 14년째를 맞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70)가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이스라엘에서 현직 총리가 검찰에 의해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네타냐후 총리는 "현직 총리에 대한 마녀 사냥이자 쿠데타 시도"라며 반발했다.

▲ 네타냐후는 5선(選)을 노리는 역대 최장수 이스라엘 총리다. [뉴시스]


21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가 영화 '프리티 우먼'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으로부터 수년간 '돔 페리뇽' 등 고급 샴페인과 '파르타가스' 쿠바산 시가, 보석 등 26만 달러(약 3억589만 원) 가량의 뇌물을 받았다며 3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정 통신업체에 대한 규제를 풀어 5억2000만 달러(약 6124억 원) 규모의 이권을 안겨주고, 그 대가로 2015년 총선 당시 해당 업체의 계열 언론 매체로 하여금 자신에게 우호적인 기사 수백건을 싣도록 하는 거래를 한 혐의도 받는다.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검찰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부패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누구도 법 위에 서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나의 의무"라며 "이스라엘과 나 개인에게 매우 슬픈 날이다. 무거운 마음으로 (현직 총리 기소라는)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만델블리트 총장은 이날 3년여 간의 수사를 통해 밝혀낸 네타냐후의 혐의가 수록된 63페이지 분량의 공소장을 공개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장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 거짓 고발과 더러운 수사로 점철된 검찰의 쿠데타 시도"라며 "검찰 수사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법에 따르면 현직 총리는 기소되더라도 총리직에서 반드시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치적 고비마다 기발한 생존 능력으로 살아남아 '마술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에도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은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서 그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해 기소를 나중으로 미루게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1999년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집권해오고 있다.

팔레스타인과의 오슬로 평화협정에 강력히 반대하며 권력을 잡은 그는 유대교 소수 초정통파, 극우 성향의 유대인 정착민, 반(反)아랍 강경파 등을 아우르는 우파 정권을 이끌어 왔다.

유대인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으며, 올해 총선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을 합병하겠다고 발언해 아랍권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절친한 관계여서, 최근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스라엘 정착촌 합법화,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인정,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 수도 인정 등 네타냐휴 총리를 지원하는 잇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