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50억 달러 '날벼락' 요구…美 국방부도 말렸다
장성룡
jsr@kpinews.kr | 2019-11-15 15:59: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엔 올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달러(약 5조8285억 원)를 제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CNN은 14일(현지시간) 의회와 행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50억 달러를 요구했는데 국방부와 국무부 당국자들이 만류해 47억 달러(약 5조4792억 원) 수준으로 낮춘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내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으로 올해 분담금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하게 된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뜬금없이 이 같은 액수를 제시하자 일단 47억 달러로 일부 줄인 후 해당 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미군 주둔과 준비 태세뿐 아니라 하수 처리 등 광범위한 내역들을 비용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 순환병력 및 장비에 대한 비용 역시 한국에 부담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CNN은 전했다.
구체적 근거를 바탕으로 산출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제시한 분담금 규모에 맞춰 불합리한 근거들을 동원해서 꿰맞추고 있다는 얘기다.
한 의회 보좌관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근거로 그런 수치를 도출했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미군 폭격기가 전력을 과시하기 위해 한반도에 들를 경우에 소요되는 비용은 물론, 어쩌면 한반도 병력 주둔 관련 비용 전부를 한국에 청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조사 압박을 당하고 2020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방위 분담금 문제를 더욱 부각시켜 결국엔 미국의 입지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유럽 동맹국들과의 협상 선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워 당선됐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뿐 아니라 유럽 등지의 동맹국들에도 '안보 무임 승차론'을 제시하며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CNN은 한국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비용 요구로 인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위협을 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인들이 미국 측의 일방적 요구에 분노를 느끼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이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과 미국은 이달 중 서울에서 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측의 47억 달러 청구서에는 주한미군 인건비 중 수당과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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